재택근무를 마치며

by 아코더

마스크 사이즈가 '대형'인 걸 보고 마치 티셔츠 사이즈 105를 의미하는 듯해서 나는 넉넉한 S나 M을 입으니 '중형' 쯤 쓰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던 때가 2019년 추석 연휴쯤이었다. 홍대입구 8번 출구를 나와 맞닥뜨린 마스크 군단에 놀라 이게 뭐야 싶었는데 그 상태로 지금까지 2년이 넘도록 '코로나 시국'을 보냈다. 코로나 초기에는 이직을 막 하고 나서 나름대로 회사 시스템과 사람들을 적응해 가는 허니문 기간을 2주 정도 가졌다. 이후 바로 TF에 투입되었고 그 바람에 남들 다하는 재택근무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건설사에서 설계라는 업무 특성상 최소 1년 혹은 그 이상을 한 프로젝트에 소속되어야 했다. 프로젝트를 이동하는 사이에 잠깐 재택근무를 했는데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노트북 전원 버튼 하나로 회사 컴퓨터와 원격 연결되는 순간 출퇴근 시간이 삭제되는 마법을 경험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한 업무 환경을 누리며 이렇게만 보낸다면 천년만년 회사를 다닐 수 있겠다 싶었다.



워크와 라이프의 균형이 50 : 50을 넘어서는 재택근무의 달콤함을 알아버렸다. 일주일에 5일을 풀 출근 해야 하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려니 재택근무의 하루하루가 더 소중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면 일단 재택근무 때 누렸던 토막 시간들이 사라지고 나의 모든 '딴짓'들이 철저하게 제한된다. 원래 머물던 사무실이 더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건 가혹하지만, 직장인의 숙명으로 어쩔 수 없이 적응해 나가야 한다.


재택근무가 없는 탈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다시 직장에 닿아야 하는 시점에서 직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이 브런치북을 썼다.



1장에서는 10년 전으로 돌아가 팀의 막내 사원의 관점에서 느꼈던 직장인의 고충을 정신승리로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코로나가 끝나며 부활한 회식에 적응도 해야 하고, 덜 만나던 사람들도 복작복작 만나야 하는 가운데 황금 사원으로서의 패기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새 기운을 불어넣었다.



2장에서는 진급누락을 겪으며 고통받던 길고 긴 대리 시절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를 얻어내는 기술사 도전과정을 담았다.


3장은 재택근무가 끝나고 다시 대면 근무를 할 때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본다.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 위한 직장인 리더쉽의 고찰을 담았다.


글에서 등장하는 예시들은 실제 일어나거나 필자가 들었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각색했다. 재택근무를 하며 사무실과 멀어져 생활하는 동안 이 직장이 나에게 맞는지 고민하는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대면 직장생활에 정착할 수 있을지 소심한 염려가 드는 독자에게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전달하며 새 마음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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