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려앉은 강물 위 윤슬이 밤하늘 별빛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는 아침입니다.
푸른 머릿결로 자태를 뽐내는 수양버들의 도도함도 너무나 멋져 보입니다.
볼 수 있어서 이 근사한 자연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봅니다.
코스모스님이 복도 안전바를 잡고 더듬거리며 나오십니다.
'어르신 어디 가세요?"
'변소 갈려고"
오른손으로 안전바를 잡으셨기에 왼 손을 잡이 드리자 획 뿌리 치십니다.
"보여 다 보여 내가 알아서 갈 거야"
'아 네"
슬쩍 뒤에서 이동하시는 곳을 다라 갑니다.
"저리 가 비켜"
하시며 소리치십니다.
"알겠어요" 하지만 쉬 물러서지않았습니다.
며칠 전에 낙상하시면서 얼굴이 먼저 바닥에 닿아 입술에서 피가 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코스모스님이 거절 하신다고 물러서면 안 되기에 살금살금 뒤에서 따라 갑니다
심한 당뇨를 앓고 있는 코스모스님은 처음 입소하실 때 텔레비전도 보시고 화투 놀이 하시는 어르신들 뒤에서 훈수도 두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시력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침상 계시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프로그램이나 식사 화장실 이동 등 필수로 해야 하실 것은 당신 스스로 하십니다.
대단한 의지력을 보여 주십니다.
요양원 측에서 보호자께 상황 설명을 해 드리고 병원으로 모셔 검사한 결과 당뇨 합병증이라고 했습니다.
시력을 잃어가기 시작할 때는 발로 바닥을 두 번씩 구르며 걸으셨습니다.
점점 증상이 악화되면서 꼭 안전바를 잡고 이동하시지만 우리의 도움은 거절하십니다.
우리는 기저귀를 착용시켜 드리려 했지만 거절하시고 식사도 침상에 가져다 드리려 해도 마다 하십니다.
코스모스님은 얼마나 두려우실까 생각하면 지금 하시는 거절 더 포악하게 하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