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구이 먹으며
희미한 호야불 아래
잔뜩 웅크린 새우등
가죽만 씌워진 다리
뒤꿈치로 지푸라기 눌러놓고
이영 엮을 새끼줄 타래 만드는 아버지
새우등 위에서 겅중겅중 뛰노는 사 남매
새털 같기도 하고 짓누르는 것 같기도 하지만
헛기침 한 번으로 호야불 삭힌다
아궁이 잔불 고물개로 살살 긁어
고등어 한 손 굽는 어머니
고등어 굽는 냄새는 사 남매 이불 밖으로 불러냈다
울타리 사이로 보이는 옆집 소여물 먹는 모습
장독대에서 장 푸는 옆집 아주머니
울타리 넘나들며 컹컹 짖는 뉘 집 강아지
아침이슬 사라져 가고
가난이 가져다준 풍요 누린 굼벵이
장미 향기 보다 더 진한 쿰쿰한 냄새
검은 이영 따라 맥 못 추고 쏟아져 내린다
아버지 등 고추세워 지붕위 햇살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