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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과연 비싸기만 할까?

텍사스 전력시장에서의 연구

by The Surplus Square

시장 기반 재생에너지: 탈탄소화와 시장 안정성을 동시에


텍사스는 미국 전력 시장 중 가장 자유화된 구조를 가진 지역이다. 다른 주들이 전력 요금과 발전을 규제하는 동안, 텍사스는 시장 원리에 따라 전력이 거래되는 ERCOT(Electric Reliability Council of Texas)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그리고 이 시스템 속에서 재생에너지는 도입 초기부터 논쟁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탈탄소화뿐만 아니라 시장 안정화 효과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RCOT에서 재생에너지가 가져온 변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텍사스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이 전력 시장에 미친 경제적, 환경적 영향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도매 전력 비용을 총 315억 달러 절감했다. 특히 2022년 한 해 동안만 도매 전력 시장 비용이 110억 달러 감소했다. 단순히 청정에너지라는 개념을 넘어, 시장 경제 내에서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도매 전력 시장에서 재생에너지가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연평균 1.17~20.60달러/MWh 수준으로, 2022년에는 도매 전력 시장 가격을 26%나 절감했다. 전력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변동성이지만, 연구에 따르면 재생에너지가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의 급등에 대한 가격 헤지(hedge)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천연가스 가격이 7.52달러/MMBTU로 급등했음에도,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이를 상쇄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탈탄소화와 경제성, 그리고 물 절감 효과

환경적 측면에서도 재생에너지는 단순한 CO₂ 저감 수단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0~2022년 동안 재생에너지를 통해 5억 7,700만 톤의 CO₂ 배출이 감소했고, 이는 총 57억~289억 달러에 달하는 기후변화 대응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이외에도 SO₂(이산화황) 41만 톤, NOx(질소산화물) 32.4만 톤 배출 감소가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텍사스 시민들이 부담해야 할 건강 비용이 최소 51억 달러에서 최대 439억 달러까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물 사용량 절감 효과는 에너지 전환 논의에서 종종 간과되는 요소다. 연구에 따르면, 2010~2022년 동안 재생에너지로 인해 총 2,520억 갤런(252 billion gallons)의 물 소비가 감소했으며, 이는 연간 72,000~210,000개의 천연가스 시추 공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 도매 수자원 가격 기준으로 환산하면 총 8억~18억 달러의 물 절감 가치가 발생했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시스템 리스크는 증가하는가?

현재 재생에너지가 ERCOT의 전체 전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풍력 발전 41.6GW, 태양광 발전 45.7GW 추가 설치가 예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발전원의 단순화로 인해 시스템 리스크는 증가할까?


이론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50~70%를 넘어가면 전력망 안정성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과 풍력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존의 천연가스 발전소처럼 전력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책은 존재한다. 전력저장장치(ESS)와 청정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성이 그것이다.


일례로, 재생에너지가 시장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ESS와 결합할 때 더욱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에서도 ERCOT 내에서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저장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면,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순히 발전원의 전환을 넘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 시장 기반 재생에너지는 전력 시장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ERCOT에서의 연구 결과를 보면, 재생에너지는 단순한 환경적 선택이 아니라 시장경제 내에서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텍사스 전력 시장은 이미 이를 입증하고 있으며, 가격 절감 효과,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 완화, 배출 저감 및 물 사용 절감 등 다층적인 경제적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전력 시스템 내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계속 증가할 경우,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청정에너지 간의 포트폴리오 조정, 전력저장 기술의 적극적 활용 등이 함께 이루어질 때, 재생에너지는 단순한 친환경적 선택을 넘어 ERCOT 같은 자유화된 시장에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탈탄소화와 경제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필수 요건이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탈탄소화와 반대되는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은 미국의 재생에너지가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췄는가를 살펴보는 시험의 장이 될 것이다.


<연구보고서 분석>

ERCOT 내 재생에너지의 영향 (2022년 4분기 업데이트)

(The Impact of Renewables in ERCOT, 2022 Q4 Update)

저자: Joshua D. Rhodes, PhD (IdeaSmiths LLC & UT-Austin)

발행일: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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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 개요

이 연구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ERCOT(텍사스 전력 신뢰도위원회, Electric Reliability Council of Texas) 전력 시장에서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이 미친 경제적, 환경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다. 또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가 ERCOT 전력 시장에 미칠 비용 절감 효과를 예측했다.


연구 목표

- 재생에너지 발전이 도매 전력 시장 가격, 소비자 전기요금, 물 사용량 및 배출량에 미친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

- 재생에너지가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 변동에 대한 가격 헤지(hedge) 역할을 했는지 평가

- 향후 2023~2025년까지 재생에너지의 전력 시장 비용 절감 효과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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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결과 요약 (핵심 수치 포함)

2.1. 경제적 영향

- 2010~2022년 동안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해 도매 전력 비용이 약 315억 달러 절감됨

- 2022년 한 해 동안만 도매 전력 시장 비용이 110억 달러 절감, 이는 월 평균 9억 2천만 달러(920M) 절감 효과

- 2018~2022년 동안 텍사스 가구당 연간 약 200달러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

- 2023~2025년 예상 절감 비용: 210억~430억 달러 (연간 61억~152억 달러 수준)


2.2. 전력 시장 가격 감소 효과

- 재생에너지는 도매 전력 시장 가격을 연평균 1.17~20.60달러/MWh 인하

- 특히 2022년에는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 상승과 함께 풍력·태양광 발전이 증가하면서 도매 전력 시장 가격을 26% 절감

- 천연가스 가격 상승(2~12달러/MMBTU)에 따라 재생에너지는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 수행


2.3. 환경적 영향

- 2010~2022년 동안 재생에너지로 인해 총 2520억 갤런(252 billion gallons)의 물 소비 감소

- 이는 연간 약 72,000~210,000개의 천연가스 시추 공정에서 사용하는 물 절감 효과와 동일

- 도매 수자원 가격(1,000갤런당 3~7달러) 기준으로 환산 시, 8억~18억 달러(0.8B~1.8B)의 물 절감 가치

- 배출량 절감 효과

- SO₂(이산화황) 배출량: 41만 톤 감소 (총 41억~439억 달러의 공중보건 비용 절감)

- NOx(질소산화물) 배출량: 32.4만 톤 감소 (총 5억 1,100만~39억 달러의 건강 비용 절감)

- CO₂(이산화탄소) 배출량: 5억 7,700만 톤 감소 (총 57억~289억 달러의 기후 변화 대응 비용 절감)

- 총 환경 및 공중보건 비용 절감 효과: 107억~777억 달러 (10.7B~77.7B)


2.4. 도매 전력 시장 가격 및 재생에너지의 헤지 효과

- 재생에너지는 천연가스 가격 변동에 대한 강력한 가격 헤지 역할 수행

- 천연가스 가격이 2~4달러/MMBTU였던 기간에도 가격 절감 효과 발생

- 2022년 평균 천연가스 가격이 7.52달러/MMBTU로 급등하면서 재생에너지의 가격 절감 효과가 더욱 커짐

- 천연가스 가격이 7달러/MMBTU일 때, 재생에너지가 없었다면 도매 전력 가격이 약 85달러/MWh 이상으로 상승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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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래 전망 (2023~2025년)

ERCOT의 전력 수요 증가율(연 2.1%) 및 향후 발전 설비 추가 계획을 반영한 시나리오 분석 결과


3.1. 2023~2025년 예상 도매 전력 비용 절감 효과

- 천연가스 가격이 3~7.34달러/MMBTU 범위에서 유지될 경우, 총 210억~430억 달러 절감 가능

- 연간 절감 효과는 61억~152억 달러 수준


3.2. 추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전망 (MW 기준)

| 연도 | 풍력 (MW) | 태양광 (MW) | 예상 천연가스 가격 ($/MMBTU) |

|----|----|----|----|

| 2023 | 39,079 | 21,231 | 3.00~7.34 |

| 2024 | 41,267 | 40,686 | 3.00~6.74 |

| 2025 | 41,618 | 45,727 | 3.00~6.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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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방법론

4.1. 모델 구조

- ERCOT 전력 시장의 시간별 부하 데이터(2010~2022년)를 기반으로 도매 전력 시장을 모의 모델링

- 연료 가격(천연가스·석탄), 발전소 효율성(열효율), 물 소비량, 배출량 등 반영

- 발전소가 최소 비용으로 전력 수요를 충족하도록 운영되는 방식(marginal dispatch model) 적용

- 신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없기 때문에 항상 우선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으로 가정


4.2. 모델 한계점

- 송전망 병목현상, 극한 기후 이벤트, 발전소의 최소 가동 요건, 실시간 시장 운영 제약 등은 반영되지 않음

- 하지만 장기적인 재생에너지의 경제적·환경적 영향을 추정하는 데는 유용한 모델로 평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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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1. 재생에너지는 ERCOT의 도매 전력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음

- 2010~2022년 동안 총 315억 달러 절감, 2023~2025년에는 최대 430억 달러 추가 절감 가능

- 특히 천연가스 가격 상승기에 전력 요금 상승을 완화하는 역할 수행


2. 재생에너지는 막대한 환경 및 공중보건 비용 절감 효과 제공

- 2520억 갤런의 물 절감 효과

- 이산화황(SO₂),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감축으로 공중보건 및 기후 비용 107억~777억 달러 절감


3. 향후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확대가 경제적, 환경적 이점을 더욱 증대할 것

- 2025년까지 태양광 발전 45GW 이상 추가 설치 예정

-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 완화 및 장기적인 전력 시장 비용 절감 기대


참고문헌:

https://www.houstonchronicle.com/business/energy/article/trump-wright-houston-wind-costs-ercot-texas-grid-20218074.php

https://static1.squarespace.com/static/652f1dc02732e6621adb2a3a/t/654c1889d23c9b5e380aa6bf/1699485834626/Impact-of-Renewables-in-ERCOT_FINAL.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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