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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Oct 23. 2023

누군가의 꿈의 일부가 된다는 것

Sugarcoat OST 앨범에 믹싱/마스터링으로 참여했습니다.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내게 인생 책 중 하나다. 자신의 보물을 찾아 여행을 떠난 소년은 꿈을 좇으며 성장하고, 자신의 내면을 깊이 탐색하는 여정 끝에 보물을 찾아낸다. 매년 한번 이상 읽는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단 심오한 인생 지침서에 가까운 느낌이다.


정말 많은 스토리가 담겨있지만, 최근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주인공 산티아고가 파티마를 만나고, 다시 여행을 출발하는 장면이다. 인생의 사랑을 만난 그가 다시 꿈을 좇는 여행의 출발을 주저하는 순간에, 파티마는 그가 꿈을 좇는 과정에서 만난 자신이 그의 꿈의 일부라며, 계속해서 꿈을 찾길 응원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I’m a part of your dream.”




이르지 않은 나이에 찾은 꿈을 위해 나 역시 부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생업과 현생에서도 바쁘게 지내지만, 한시도 그 꿈을 잊지 않고 그리고 있다. 현생에서의 삶에도 충실하지만, 삶의 방향과 모든 계획은 꿈을 이루기 위한 그림을 그리고, 지금도 나중도 잘 살기 위한 길을 계속 걸어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깊은 감동으로 느껴진다. 멀리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성장하여 이제는 EPL 최고 공격수가 된 손흥민 선수로부터, 가까이는 음악가가 되기 위해 상경하고 공부하며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제주도 청년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 느낀다.


그러면서 깨닫는 것은, 나 역시 누군가의 꿈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내 꿈을 이루는 것 못지않게 내 주변에 있는 이들의 꿈을 이루는 것도 소중하고, 내 삶이 그 과정에서 도움과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꿈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꼭 엄청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삶에서 나눌 수 있는 작은 친절,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보내는 조그마한 정성, 필요한 순간에 내어줄 수 있는 경험과 소소한 조언 등, 작고 사소한 것으로도 그 꿈의 일부에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했던 행동의 크기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주는 의미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새삼 놀라움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사운드 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갖게 된 시작은 내 음악세상에 내어놓기 위한 현실적인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앨범을 발매하는데 드는 비용이 부담스러웠는데 믹싱과 마스터링을 공부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좀 더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운드를 공부하면서 이 분야가 내 적성에도 잘 맞고 재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내 곡 내 앨범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작업에 참여하여 사운드를 만들면서 느끼는 보람이었다.


음악을 시작하면서 함께 공부하는 모임을 통해 좋은 분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중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님이 계셨다. 그분이 최근 작업한 독립영화의 곡을 OST 앨범으로 발매하는 작업에 감사하게도 사운드로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마스터링 요청을 받았는데 하다 보니 좀 더 좋은 사운드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전 곡 믹싱까지 작업할 수 있었다.


영상음악가에게 OST 앨범은 단지 곡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의 일부를 담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나리오를 연구하고 캐릭터를 분석하여 극의 흐름과 인물의 감정선에 어울리게 곡을 쓰고, 수없이 수정했던 작품을 세상에 내어놓는다는 것. 그것은 단지 아웃풋이 아닌, 수없이 그려온 꿈의 일부를 이루어낸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10/23일 오늘 그동안의 작업의 결과로 아름다운 앨범이 탄생했다. 영화를 보시지 않더라도 음악이 주는 깊은 아름다움과 정서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아래 링크에서 들으실 있어요. :)


https://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k8jvx6cMtcJTU1mFq1PRU54rcvtlRO6xg&si=4Hg8n1j_Id5VRd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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