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향을 떠나는 마음

안양에서 16년이 그렇게 훌쩍 흘렀다

by 김유례


멀어도 좋다고 눈물을 쏟을 땐 언제고 막상 붙으니 통학하기 힘들다고 반년을 징징 거려 17살 여름, 가족 전체가 안양으로 이사를 왔다. 나 때문에 온 가족이 희생해야 했던 것에 대해 늘 마음의 짐이 있었는데, 다행히 동생이 안양고에서 만난 여학생과 눈이 맞아 작년에 결혼까지 했으니. 그나마 한숨 덜었다. 이것에서 16년을 살았다. 내 인생의 절반을 여기에서 보낸 셈이다. 동네친구 하나 없이 버틴 시간. 아는 건 안양역, 안양예고, 우리집 정도지만 그래도 길목마다 다 눈물어린 사연이 있는 걸 보면. 안양? 멀겠다! 는 선입견에 지지 않으려 참 부지런히 서울을 오갔는데 조금 더 둘러볼 걸, 떠날때가 되어서야 아쉽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 동네는 정말 맛집이 없어서 덜 애틋할 듯. 하지만 주말마다 나와 작업실처럼 이용했던 단골카페 사장님께 마지막 인사는 못할 것 같다. 입을 여는 순간 눈물이 나올까봐, 그냥 종종 할 일 없으면 와보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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