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어려운 시기를 겪어내고 있는, 친애하는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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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내가 매일 염탐하며 감격하는 그대들에게
지난 10월, 제주도에서 월요일 아침을 맞이하고 바로 출근하겠다는 야심덕에 새벽 4시 제주의 새카만 밤하늘을 마주한 적이 있습니다.
별이 쏟아지는 풍경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지만 그 어둠을 뚫고 운전한 한시간 가량은 지금 생각해도 오싹할 정도로 매우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제게 2020년은 ‘밤하늘’ 같았습니다. 잠시 여유를 갖고 하늘을 우러러보면 평소엔 지나쳤던 일상의 작은 빛들이 영영 그리울정도로 아름답게 반짝였습니다. 하지만 눈 앞은 캄캄했습니다.
밤이 가면 아침이 오죠. 그리고 다시 밤이 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쁨과 절망을 수도 없이 맞이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때때로 강렬한 아름다움을 마주한다는 사실까지 거부할 순 없겠네요.
올 한해도 수고했다고 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언제나 전 그대들을 염탐하며 그 감탄스러운 일상에 함께 탄성을 지르고 있답니다. 내년에도, 모르면 배우고, 어려우면 때려치우고, 힘들면 내려놓고, 숨가쁘면 멈춰서고, 너무 루즈하다 싶으면 미친 듯이 달려보며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껴봅시다.
고생했어요
나의 그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