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만 몰랐던 안동

안동에서 짧은 2박 3일 여행기

by 김유례

인테리어 일을 하시는 아빠가

한동안 안동까지 멀리 공사를 다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동네라

안전이나 건강과 관련해 늘 걱정이 앞섰는데

다녀오실 때마다 소풍 다녀온 아이처럼

안동에 대해 한 마디씩 하셨다.


"그리 멀지 않아"

"오늘은 맛있는 찜닭집에 다녀왔어"

"오늘은 뭉티기라는 걸 먹었는데

네가 참 좋아할 것 같더라"


덕분에 이번 여름 아주 짧은 휴가는

강원도가 아닌 안동에서 지내기로 했다.



1일 차: 하회마을 - 안동 집

2일 차: 헛제삿밥 까치구멍 - 월영교 - 월영당 -

도산공원 - 예끼 마을 - 옥거리

안동으로 가는 길 멋진 구름과 하늘



여행 1일 차


느지막이 일어나 여유롭게 안동으로 향하는 길.

커피 한 잔에 여행의 설렘은 배가 되어

꽉 막힌 도로도 잘 지나왔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안동 하회마을.

주차하고 동네 한 바퀴 돌면 그만이겠거니 했는데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하회마을로 이동해야 했다.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려 더 운치 있어진 풍경.


"왜 하회마을일까?"

"하회탈 만들어서?"

"하회가 무슨 뜻인데?"

(인터넷 검색 중)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 주변을

휘돌아간다고 해서 하회래"


물이 휘돌아가는 마을. 마을의 가장 귀퉁이를 돌며

그 이름의 뜻을 되뇌어봤다.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마을에

소낙비가 쏟아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양반이 된 양 느긋한 속내도 털어보고.

마을 곳곳을 누비는 사이 비가 그치고 해가 떠서

마을의 푸르른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다했네 사계절을 다 만나고 가는 기분이야"





둘러보고 나오는 길

안동 하회마을 입구에 있는

수많은 음식점 중 한 곳에 들러

식사를 해결했다.

간고등어 정식.

안동 간고등어가 너무 짜다는 평을

여러 번 들어봤는데

짠 것 안 좋아하는 내 입맛엔 짭조름하니

너무 좋았다.

소금도 거의 치지 않고 고등어를

구워 먹던 내겐 신세계!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 한참 TV를 보다가

저녁엔 떡볶이를 배달시켜 먹고 잠이 들었다.

그렇게 첫째 날이 저물었다.





여행 2일 차


게으른 J는

부지런한 J를 따라갈 순 없지만

가볼 만한 여행지는 미리 검색해두는 편이다.

안동 먹거리를 검색하던 중에

가장 눈에 띈 것은 '헛제삿밥'


몇 명의 학자들이 첫제사를 위한 음식을

준비해 맛있는 제사음식을 즐겼다는 설도 있고

제사를 지내지 못했던 이 등리 헛제사를

열어 제사 음식을 즐겼다는 설도 있다.


유래가 재밌는 음식.

각종 나물과 구운 고기,

전 등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아, 처음 먹어보는 고기 같은 생선은 상어고기였다!





헛제삿밥을 먹은 식당 바로 앞에 있던 월영교!

상아동과 성곡동을 연결하는 목조교량이다.

멋진 풍경도 물론 인상적이었지만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 부부의 이야기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

먼저 간 남편을 기리는 마음,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편지.

가볍고 얕았던 마음이 부끄러웠다.




월영교 근처에 위치한 카페!

TV 프로그램 <강철부대>의 찐 팬인 동생이

간곡히 부탁해 방문했다.

동생이 푹 빠져버린 '진봉'님과 기념사진도 찰칵.

시그니처인 대마 라테도 맛보았다.

안동은 대마 규제 자유특구로 지정되어서 대마 지배 면적도 늘어나고 있다고.

고소하고 깊은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수업시간에 수도 없이 외웠을 도산서원.

굳이 굳이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무료 해설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데

우리는 김동식 해설가님을 따라

50분 정도 둘러보았다.

도산서원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나고

퇴계 이황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씨까지 전해 들으니

이 좋은 걸 이제야 알았다니! 싶어

무릎을 몇 번이고 탁탁.

안 그래도 오는 길에 영어공부/음악공부를 두고

고민이라고 친구에게 털어놓았는데

공부에 대한 마음을 다시 고쳐먹은 시간이었다.





선성 수상길을 만나기 위해 방문했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마을.

예술의 끼가 있는 '예끼 마을'이다.

이 아기자기한 동네는

보물 같은 긴 수상길을 품고 있고

이밖에 트릭아트나 벽화 등 볼거리도 많다.

원래 맷돌 커피를 마시려고 카페를 향하다가

근민당 갤러리 1층에서 컵 꾸미기

체험을 발견하고 그대로 직행!

난 안동 여행 내내 봤던 배롱꽃을 담아봤다.






가장 궁금했던 뭉티기를 만나러 방문한 곳

뭉티기+육회 세트를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방문한 때가 주말이라 그날

도축한 고기는 아니었지만

참치회를 먹는 듯하면서도 고소하고

담백한 그 맛에 한동안 조용해진 우리.

하지만 탄수화물이 빠지니 섭섭해서

밥 한 그릇 주문해다가

남은 육회와 싹싹 비벼먹었다.




느긋하게 여유롭게 즐긴 덕에 리스트에 있었던

<고산정> <계상 고택> <이육사문학관>에 방문하지 못했으니, 다시 갈 이유가 생긴 것.

또한 안동 막창, 갈비, 보리밥,

칼국수, 찜닭도 만나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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