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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례 Jan 25. 2024

웃고 싶은 자, 울라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 후기

원래 거저 얻는 거 없다고 머리 식히러 바깥나들이 쉽지 않은 건 알았지만 머리가 멍청하면 몸이 생각보다 고생을 더 함. 어제 내 얘기임.


추운 날 꼭 더 기승을 부리는 오기와 객기로 가는 길이 유난히 험난했던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였는데,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머리는 펑, 가슴은 뻥, 몸은 흥이 나서 흔들흔들.


이미 블로그 포스팅으로 백번은 검색했을 공연이지만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 한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에 제대로 미러링 당하기 전까진 그것이 그 무엇도 논하지 말자.


지겹다 지겹다 하면서도 전부 치워버리고 싶었던 것들을 치열하게 주워 담는 게 결국 너와 나 아니겠냐며. 꿈도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어 매일 고함치듯 깨어나지 않느냐며 울고.


하지만 누구보다 자유롭고 구속받지 않으며 홀딱 젖어도 좋고 날 수 있다면 뛰어들 수도 있는 게 진짜 우리들 아니겠냐며 다시 힘을 내 발을 구르고.


간만에 톡에서 해방되어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공연에 온전히 집중하며 내 뇌도 쉬었던 덕일까. 나오는데 실실 웃음이 났다. 맹추위에 니트 한 장 입고도.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 색다른 쉼이 필요한 이에게 꿈같은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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