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부탁이 한꺼번에 밀려왔을 때였어요.
누군가가 부탁을 청할 때에는 한 번 쯤 생각을 하고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으면서도
.
마음으로는 ‘할 수 있는 일만 해야지.’ 라고 수십 번 다짐했는데
막상 애처로운 눈빛을 하고 다가오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
, 내가 .....
어떤 이는 착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알아요.
착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당황해서 이렇게 된다는 것을 말이에요.
이상하죠. 글로 쓰면 마음이 차분해서 괜찮은데,
사람을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하려 치면 숨이 가빠오고
상대가 하는 이야기에 바로 받아칠 말이 생각이 나질 않아요.
집에 와서 좀 전의 일을 상기시켜보면 어떤 말을 해야 했는지
아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생각이 나는데
두 사람 이상을 대면하게 되면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야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더라구요.
여러 사람에게 부탁이 들어왔던 날,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왔답니다.
부탁은 들어야 하고 이왕 시작한 거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각자 결과물을 원하는 시기가 다르더라고요 .
어떤 이는 천천히 해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필요하다고 한다거나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부탁은 뒷전이라고
보채는 사람도 있구요.
그러다보니 나중엔 모든 일이 징그러워 보이고
일을 부탁한 사람도 싫고 제대로 거절을 못한 저도 싫더군요.
기분이 또 가라앉고 말았죠.
그때 친오빠가 .
늘 베스트 할 필요는 없어
대충 ."
.
어떻게 들으면 굉장히 무책임하고 성의 없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 말이 위로가 .
대충 살아도 되는 거구나.
부탁 거절해도 되는 거구나.
일, 적당히 해도 되는 거구나.
매번 최선을 다해야 하고 잘해야겠다고 생각 하니
몸과 마음이 남아나질 않았던 거예요.
by 김작가 우울한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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