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하기 #잘하고 있어요

#나에게 보내는 위로

#우울증 #인간관계 #위로 #심리학


#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부탁이 한꺼번에 밀려왔을 때였어요. 누군가가 부탁을 청할 때에는 한 번 쯤 생각을 하고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으면서도 막상 또 누가 부탁을 해 오면 거절을 잘 못해요. 마음으로는 ‘할 수 있는 일만 해야지.’ 라고 수십 번 다짐했는데 막상 애처로운 눈빛을 하고 다가오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만답니다. 어떤 이는 착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알아요. 착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당황한 나머지 이렇게 된다는 것을 말이에요.


이상하죠. 글로 쓰면 마음이 차분해서 괜찮은데, 사람을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하려 치면 숨이 가빠오고 상대가 하는 이야기에 바로 받아칠 말이 생각이 나질 않아요. 집에 와서 좀 전의 일을 상기시켜보면 어떤 말을 해야 했었는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생각이 나는데 사람을 대면하면, 특히 두 사람 이상을 대면하게 되면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야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도 여러 사람에게 부탁이 들어왔는데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왔답니다.


부탁은 들어야 하고 이왕 시작한 거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각자 결과물을 원하는 시기가 달랐어요. 어떤 이는 천천히 해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필요하다고 한다거나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일에 몰두해서 자신의 부탁은 뒷전이라고 보채는 사람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나중엔 모든 일들이 징그러워 보이고 일을 부탁한 사람도 싫고 제대로 거절을 못한 저도 싫더군요. 조심해야하는데 기분이 또 가라앉고 말았죠. 그때 친오빠가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대충 살아도 돼.’


대충 살아도 돼. 어떻게 들으면 굉장히 무책임하고 성의 없는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제 상황에선 그 말이 위로가 되었어요. 대충 살아도 되는 거구나. 사람들 부탁 거절해도 되는 거구나. 일, 받아도 적당히 해도 되는 거구나. 매번 최선을 다해야 하고 잘해야겠다고 생각 하니 몸과 마음이 남아나질 않았던 거예요.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을 때가 있어요. 아이들은 잘 크고 직장 생활도 잘 하고 고, 내 일도 인정받고 돈도 웬만큼 버는데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일 때가 있어요. 모든 연락을 끊고 혼자만 있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때는 내가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세요. 왜, 그렇잖아요. 착한 사람들은 남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마음들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은 반항한 번 안하고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살지요.

당최, 할 게 너무 많은 인생! 유순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 말에 따르는 경우가 많지요. 상대를 실망시키는 게 마음 아프니까요. 착하니까 남이 나 때문에 기분이 언짢은 걸 보는 게 어려운 거지요. 하지만 인생은 그렇다 잖아요. 좋은 것이 반 나쁜 것이 반. 아무리 별로인 사람도 괜찮은 구석이 있기 마련이고, 아무리 괜찮아 보이는 사람도 허점이 있기 마련이고요. 그러니까 너무 완벽해 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요. 한 가지만 잘해도 잘 하는 거라고요. 누군가 그랬잖아요,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고요. 남을 위한 삶을 살다가 정작 나를 위한 삶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한 번 돌아보세요. 한 가지만 잘하고 가기도 벅찬 인생이잖아요, 너무 많은 것을 챙기려 노력하다가 나를 잃지 말기를 바라요. 그렇죠? 여러분, 대충 살아도 되요. 나를 위해 숨 쉴 구멍을 마련하겠다는 데 누가 뭐라 해요. 당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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