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알림 속에서 '생각할 시간'을 사수하는 법
오전 9시, 출근과 동시에 슬랙 알림이 폭죽처럼 터지기 시작합니다. 밤새 들어온 CS 이슈, 개발팀의 스펙 문의, 디자이너의 시안 컨펌 요청,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호출까지. 정신없이 메시지에 답장하고 회의실을 옮겨 다니다 보면 어느새 창밖은 어둑어둑해져 있습니다. 많은 PM들이 "낮에는 회의하고 밤에는 기획한다"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하지만, 사실 이것은 PM의 생산성을 갉아먹고 번아웃으로 이끄는 가장 위험한 신호입니다. 오늘은 PM이 비효율의 늪에서 빠져나와 '진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 관리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PM이 하루 종일 바쁜데 성과가 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 Switching)' 비용 때문입니다. 우리는 깊은 고민이 필요한 '기획자의 뇌'와 빠른 대응이 필요한 '관리자의 뇌'를 수시로 오가야 합니다. 기획서의 복잡한 로직을 설계하다가 갑자기 슬랙으로 버그 리포트를 받고 대응한 뒤, 다시 기획서로 돌아오면 아까 하던 생각의 흐름을 되찾기까지 최소 15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자잘한 방해가 하루 종일 반복되면, 8시간을 앉아 있어도 실제로 집중한 시간은 2시간도 채 되지 않는 '인지적 조각남'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더 빨리 답장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뇌가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는 횟수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생산성을 지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업무의 종류'에 따라 시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저는 캘린더에 '집중 업무 시간(Deep Work)'이라는 일정을 만들어 슬랙 알림을 꺼두고, 그 시간에는 그 어떤 회의나 요청도 정중히 거절합니다. 또한, 회의는 가능한 한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예: 오후 1시~4시)에 몰아서 잡는 '배칭(Batching)' 전략을 사용합니다.
회의 감옥에 갇히는 시간이 괴롭더라도, 나머지 시간을 온전히 확보하여 기획이나 데이터 분석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투입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동료들에게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는 기획 집중 시간이니 급한 건은 오후에 논의하자"고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만으로도 업무의 질은 달라집니다.
나아가 팀 전체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동기(Real-time)'에서 '비동기(Asynchronous)'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슬랙은 실시간 채팅방이 아니라 업무용 메신저입니다. 모든 메시지에 5분 안에 답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말 서버가 다운된 수준의 긴급 상황이 아니면, 슬랙 메시지는 확인하는 대로 순차적으로 답변한다"는 그라운드 룰을 만들어보세요. 이는 PM뿐만 아니라 집중력이 생명인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생산성을 지켜주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