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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다고? 하지만 효율적인걸?

쿠팡이 UI를 바꾸지 않는 이유(Feat. 압도적인 효율)

by Wayne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 "쿠팡 UI는 촌스럽다는 소리를 듣는데, 왜 개선하지 않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접했습니다. 분명 주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쿠팡의 UI는 다소 투박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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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PM으로서 저는 그 안에 숨겨진 쿠팡만의 압도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쿠팡이 '촌스러움'을 감수하면서까지 현재의 UI를 고수하는 진짜 이유를 함께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1. 수천만 사용자에게 각인된 '익숙함', 최고의 경쟁력

쿠팡은 이미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사람들은 쿠팡 앱을 열었을 때 어떤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기능을 할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치 매일 운전하는 자동차의 계기판처럼 말이죠.

쿠팡결제.png 출처: 포브스 코리아

만약 쿠팡이 대대적인 UI 리뉴얼을 감행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기존 사용자들은 익숙했던 환경이 바뀌어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상품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자연스럽게 피로감을 느끼며 이탈할 가능성도 생깁니다. 쿠팡에게는 새로운 디자인보다 기존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현재의 UI는 수많은 사용자가 학습하고 익숙해진, 그 어떤 세련된 디자인보다 강력한 경쟁력인 셈입니다.


2. '예쁨' 대신 '구매'를 선택한 UI, 압도적 구매 전환율의 비밀

일반적으로 PM이라면 '예쁘고 세련된 UI'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쿠팡의 UI는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사용자가 가장 빠르게 구매에 도달하게 하는 것'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다음 쿠팡 앱 화면을 한번 보실까요?

프레임3.png

이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상품 목록은 단순하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복잡한 애니메이션은 찾아보기 어렵죠. 대신, '바로 구매', '장바구니 담기' 같은 직관적인 CTA(Call-to-Action) 버튼들이 눈에 잘 띄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디자인이 촌스럽다고 느껴질지라도, 사용자가 상품을 빠르게 훑어보고 고민 없이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데는 이만큼 효율적인 구조가 없습니다.


쿠팡은 새로운 UI를 도입할 때마다 수많은 A/B 테스트를 거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세련되었지만 구매가 덜 일어나는 UI'보다 '촌스러워 보이지만 압도적인 구매 전환율을 보이는 UI'가 비즈니스적으로 훨씬 가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3. '핵심 가치'에 집중하는 서비스 철학, 본질을 강화하다

쿠팡은 UI 디자인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보다는 '빠른 배송'이라는 본질적인 서비스 가치를 강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합니다. UI 리뉴얼에 드는 막대한 자원(시간, 인력, 비용)을 물류 시스템 개선, 로켓배송 확대, 새로운 배송 서비스 개발 등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쿠팡 배송.png

이러한 선택은 고객에게 '실질적인 편의'와 '경험적 가치'를 제공하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사용자들은 예쁜 디자인 때문에 쿠팡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일 아침에 문 앞에 도착할 로켓배송'이라는 압도적인 경험 때문에 쿠팡을 선택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쿠팡은 디자인의 미적 요소보다 비즈니스 목표 달성과 사용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실용적인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UI는 촌스러워 보일지라도, 쿠팡이 가진 강력한 경쟁력과 고객 충성도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PM으로서 이런 사례를 분석하며 '진정한 고객 가치'와 '비즈니스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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