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성 Jun 17. 2021

표절과 오리지널리티

여러분은 무슨 기준으로 표절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근 유튜브를 보다가 한국 가요의 표절 음악들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어느 곡은 애매모호 하기도하고 어느 곡은 누가 들어도 표절 같았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곡의 표절을 정의 하시나요? 이 주제에 관련해서 저의 판단 기준을 소개합니다.




Wilson Mizner


유명 시나리오 작가 Wilson Mizner는 '한 사람에게서 베끼면 표절이지만, 수많은 사람에게서 베끼는 것은 탐구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저는 이 의견에 대해서 절대적인 동의를 합니다. 세상에는 온전한 창작은 없고 스스로 내재되어 있는 무언가의 융합이 창작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믿기 때문이죠.





제가 곡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그니처'의 유무입니다. 여기서 시그니처란 대략 3:30이 되는 곡에서 가장 강렬하게 생각나는 사운드나 멜로디 혹은 가사, 콘셉트 등을 말합니다. 이것이 없는 곡은 분명 퀄리티가 좋아도 3:30 분의 러닝타임이 지나면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요즘 같이 짧은 소비를 하는 시대에는 1절 안에 시그니처가 나오는 게 청자들을 끌어당기기 좋겠네요. 다시 말해 시그니처는 곡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곡의 시그니처를 가져온 것을 표절이라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여러 곡의 시그니처들을 사용하는 것은 '탐구'의 영역, 즉 재목적화(Repurposing) 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작품을 대하는 자신의 주관과 태도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표절은 아닐지 언정 오리지널리티는 없는 이도 저도 아닌 무언가가 되겠지요. 그리고 이 오리지널리티는 재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배치하고 융합하는 데서 오게 됩니다.





Kanye West


힙합에서 현재까지도 유지되어오는 비트메이킹 방식은 샘플링(Sampling) 입니다. 칸예 웨스트는 많은 원곡에 대해 존중을 보여주며 자신의 이야기를 샘플링한 곡을 통해 배출합니다. 또한 그 작업 과정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샘플을 자르고 붙이고 재조합과 각종 효과, 여러 개의 샘플 섞기 등 배치와 융합을 훌륭하게 해냅니다. 이러한 블랙 뮤직이 창작 배경이 splice와 같은 플랫폼을 만들었고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의 도구가 되었다고 생각되네요.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


마지막으로 파블로 피카소의 명언입니다. 한글로 직역 하자면 "좋은 아티스트는 배끼고 위대한 아티스트는 훔친다." 입니다. 여기서 'Copy'와 'Steal'의 차이는 '내 것으로 만든다.' 인 것 같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이 이 한 문장에 모두 들어가 있다고 느껴지네요. 여러분은 표절, 더 나아가 오리지널리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