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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성 Jul 13. 2021

트렌드?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기는 한가?



'트렌드'라는 게 존재할까?


얼마전 커뮤니티에서 '창모 모르는 사람이 있냐?'라는 게시물이 있었습니다. 20대인 저는 당연히 래퍼 '창모'를 떠올렸는데요. 어느 분은 송골매 밴드 출신의 구창모, NC 야구선수 구창모 선수를 이야기를 합니다. 공통의 감정, 지식, 상식, 정보가 없어지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과거에는 원더걸스 '텔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말이죠. 취향이 다변화가 되었는지, 더 나아가 '대중'과 트렌드라는 단어의 사용이 적절하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대중'은 사라지고 있다.


대중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4가지로 판단됩니다. 첫 번째, '창조의 일상화'입니다. 블로그, SNS, 유튜브 등 누구든 창조하고 셀럽이 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서 누구는 수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그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요. 공식적인 조직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아마추어라도 얼마든지 출간하고, 창조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40년 전에는 이런 일들이 불가능했습니다. 일반인이 수많은 사람들의 화제를 바꿀 만한 이야기, 사진, 장치, 알고리듬 등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희박했지요. 하지만 오늘날에는 아이디어가 대화의 주제가 되고,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기회가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활짝 열린 그 문은 창조의 충동을 강화하는 일종의 초대장 같은 것이 됐습니다. 


두 번째, '부의 증대'입니다. 어른들은 '나 때는... 어려워서 그냥 주는 대로 입고 먹고 했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질적 여유는 곧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표출할 수 있는 다양성 추구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입니다. 과거에는 어떤 상품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했다면 현재 대부분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마케터가 들어줍니다. 똑똑한 마케터는 대중이 아닌 같은 관심사를 가진 무리를 찾아내 이들과 소통하면서 틈새 집단마다 갖고 있는 특이한 개성을 부추기지요. 


마지막으로 '우리의 선택이 곧 트렌드'입니다. 관심사가 같은 무리들이 점점 많아질수록 그 시장은 커지게 되고 마이너한 취미가 '정상'이 되고 유행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많은 선택권을 만들어줍니다.




거대한 대중보다 다수의 작은 대중이 뜬다.


미국의 오디오 전문집인 <스테레오 필>에는 미터당 1,000달러인 3미터짜리 스피커 케이블 광고가 실렸습니다. 광고주는 오디오 마니아인 변종들과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값비싼 취미에 관한 기사가 가득한 잡지에 광고료를 냅니다. 잡지 기사는 독자의 취미를 더욱 유별난 방향으로 부추기며, 오디오 제조업체는 더 이상한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반응하지요. 그리고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는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청자들은 끝없이 나열된 음악 목록을 살펴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만을 골라 자시만의 목록을 만듭니다. 소비를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들이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고, 탐색하고, 이야기하는 것들은 바로 틈새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한정되고 희귀한 물건들인 것이죠. 각자의 삶과 취향을 향유하고 있지만 혼자만의 그것은 동시에 외로움도 느끼게 합니다. 인간은 다수에 속하려는 욕구와 홀로 튀어보려는 욕구 사이의 갈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영향으로 자신과 취향이 같은 무리를 찾아 '작은 대중'이 형성합니다.




종심 공략


이제 생산자들은 모호한 대중을 찾기보단 돈을 쓰고 목소리를 높이며 참여하는 관심사가 같은 무리를 찾아 서로 소통하고 연료를 넣어주고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즉, 시장의 10%~20% 정도를 목표로 잡고 그들을 팬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생산자들이 작은 대중을 상대로 공략한다면, 그들도 한걸음 나와 돈을 쓰고, 목소리를 높이고, 참여도 해야 합니다. 개성을 약간 누그러뜨려 행동해야 하며, 바깥세상과 기꺼이 소통하려는 무리로 거듭나야 합니다. 다시 말해, 앞으로의 도전 과제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부족을 위해, 부족에 의해, 그리고 부족과 함께 생산적이고 유용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부족을 찾아내고 모으는 일, 부족의 신뢰를 얻는 일, 부족이 원하고 필요를 느끼는 곳으로 데려가는 일 말입니다.






@kimwooseong.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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