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작년이 된 2025년 재테크와 관계 회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by 우현

2025년이 저물어가던 12월, 나는 그 해를 서둘러 정리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도 않은 시간을 정리한다는 건 어쩐지 의미가 없게 느껴졌을뿐더러, 영화를 보더라도 그렇지 않던가.


엔딩 크레딧이 완전히 올라가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섣불리 결말을 정의하며 멘트를 읊조리는 주인공(이라 믿는 조연)은 호러물이라면 금세 사라져 버리고, 드라마라면 뒤통수를 맞기도 하며, 다큐라면 예상보다 밋밋한 결말을 맞이하곤 하니까.


그렇기에 2026년을 온전히 맞이하고, 아내와 차분한 연초를 보내고 난 1월 4일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오롯이 작년이 되어버린 2025년을 기록해 볼까

2025년을 복기하는 일은 내게 꽤 기다려지는 작업이었다. 매년 의미가 없던 해는 없었지만, 작년은 유독 우리 부부에게 선명한 변곡점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시간순이 아닌, 마음의 파동이 컸던 순서대로 기록을 남겨본다.


자산의 성장, 그리고 믿음이라는 레버리지

가장 큰 변화는 우리 부부의 순자산 상승, 그리고 이를 위해 감행했던 우리의 '도전'이었다.

아내는 나의 '레버리지 정신'을 믿고 따라와 주었다. 덕분에 우리는 사랑해 마지않았던 분당 신혼집을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동네로 터전을 옮기는 모험을 할 수 있었다. 다행히 회사의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과 전세 자금 대출을 활용해 주거 비용을 방어했고, 그로 인해 확보된 시드머니는 우리 부부의 금융 투자에 든든한 연료가 되어주었다.


올해 금융 시장은 우리 부부의 편이었다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지수 투자와 배당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우리의 포트폴리오는 기록적인 상승장이라는 순풍을 타고 무럭무럭 자라났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유한 두 채의 아파트 중 한 곳은 경이로운 상승세를 보였고, 다른 한 곳은 다소 더뎠지만 묵묵히 포텐션을 지닌 채 기대되는 2026년을 기다리게 해 주었다.


전세 보증금과 각종 대출들. 겉보기엔 무거운 부채일지 모르나, 저금리와 자산 상승세 덕분에 그 빚조차 우리에겐 건강한 성장의 도구가 되어주었다.


문과의 한계를 넘어

자산의 성장만큼이나 값진 것은 내면의 성장이었다.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아, 자칭 '컴맹'이자 태생부터 문과였던 내가 이 거대한 흐름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이다.


운 좋게 회사의 AI 트레이닝 과정에 선발되어 한 달간 합숙 교육을 받았다. 강도 높은 교육 과정 덕분에, 나는 어느새 스스로 AI 툴을 만들고 활용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막연한 두려움이 '내 지식과 호기심을 기술로 실현해 내는 짜릿함'으로 바뀌는 경험은 실로 새로웠다. 어떠한 변화가 오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긴 한 해였다.


사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때 비로소 타인의 위대함을 보게 된다고 했던가. 세상엔 대단한 사람들이 참 많았고, 평범해 보이던 내 친구들조차 각자의 비범함을 품고 있었다.


20대 시절, 고단한 예술의 길을 걷던 친구는 이제 어엿한 예술가가 되어 우리 부부를 전시회에 초대해 주었다.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어릴 적엔 감정적이기만 했던 또 다른 친구는 어느새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가장이 되었다. 이제는 우리 부부의 '라이프 컨설턴트'가 되어 동네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을 논하는 사이가 되었다.


공무원의 길을 걷는, 내 딴에는 평범한 삶이라 생각했던 친구와의 만남 또한 특별했다. 가을 성수동에서 커피와 맥주를 마시며 나눈 대화 속에서 깨달았다. 화려하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서 내 옆을 지켜주며 술 한잔 기울여 줄 수 있는 존재가 얼마나 귀한지를.


그렇게 2025년은 내 지갑과 머리, 그리고 마음까지 채워진 한 해였다. 끝난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1월 4일의 카페 등불 아래서 나는 2025년 엔딩 크레딧을 비로소 기분 좋게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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