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이 잊힘의 연속이다. 마치 가지런한 나뭇가지 사이로 수없이 피고 지는 이파리 같다. 매일이 다른데도 그 자리에 어떤 시간의 흔적이 남았었는지 아쉬움도 모를 만큼 모든 것이 새까맣게 지워져 간다. 기억이라는 건 어쩌면 이렇게나 단편적이고 편협한 데다가 쉽게 사라지기까지 하는 걸까. 어제의, 오늘의 내가 흘려보낸 시간을 나는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잔잔한 물결이었다가 또 거친 파도가 되기도 했던 내 감정의 능선을 나는 계속해서 느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 이 순간에도 나의 빛나던 시간과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사라지고 잊혀진다. 그래서 늦었겠지만 지금이라도 나는 모래사장에 흩어지는 모래알 같은 내 사소함을 움켜쥐어보기로 한다. 어제의 사랑스러운 빗방울과, 오늘의 상쾌한 바람까지 모두 한 데 담아놓고 싶은 욕심을 펼친다. 조금도 특별할 것 없는 지금의 시간을 그러모아 언젠가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