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고구마 캐던 날

by 김용근
20201201_065635.jpg

문화대간 기행

서울에서 둘째 딸이 흥부골 고향집에 고구마를 캐러 왔다
해마 다처 럼 말이다

"엄마 올해는 고구마가 안 들었네요. 한나절 내내 고랑을 파도 고구마는 세 박스도 안 나와요. 하늘도 무심하고 땅도 원망스럽네. 우리 엄마가 고구마 밭에다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도 몰라주고 말이에요"

"그런 소리 마라. 하늘이 듣고 땅이 들을라. 하늘 탓 땅 탓이 아니여. 사람 탓이제. 올해 같은 장마에 고구마도 얼매나 애썼것어. 긍개로 몇 개라도 달려 논 것이 아니여. 즈그 종자라도 냈으먼 됭것이여. 아 옛날 어른들 말이 있잖혀 농사는 사람이 헐짓 다 해놓으면 나머지는 하늘과 땅이 알어서 헌다고. 구름은 떠 있는 곳만 하늘을 덮고 비는 내리는 곳만 땅을 적신 것이라고 더는 욕심인 것이여"

딸이 몰고 온 자동차에는 작년과 같이 고구마가 네 박스 실렸다

작가의 이전글하늘 아래 글 한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