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농업농촌 치유제 ㅡ 자연 기운을 몸에 들이는 봄나물 이야기

by 김용근

문화대간 기행

농업농촌은 존재로 치유제다(10)
농업농촌 치유제 ㅡ 자연 기운을 몸에 들이는 봄나물 이야기

농사는 자연의 기운을 작물에 들이고 내는 일이다
때를 놓치면 농사를 망친다는 말이다

농촌 사람들은 어떻게 자연의 기운을 몸에 들이고 내었을까?
조상들의 생활 속에 그 실체가 있다

"할머니 봄이 되면 기운이 없는데 무엇을 먹어야 기운 채리는데 좋을까요?"

"아 ~그것이야 묵은 기운이 새 기운한테 힘을 못씬개로 그랴. 겨울 기운은 겨울에만 쓰는 것이고 봄기운은 봄에만 쓰는 것인디 아직 봄기운을 안받았씽개 기운이 없는 것이제"

"그러면 어떻게 해야 봄기운을 채릴까요?"

"이 ~그것이야 몸이 시킨 대로 입이 시킨 대로만 허면 되야. 몸이 입을 시킨 개로 입맛을 따라 허먼 된다고"

할머니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졌다.

봄이 되면 입맛은 들나물로 돌게 하고, 기운은 산나물로 나게 해야 한다
봄은 겨울 내내 염장된 음식으로 도망간 입맛을 되찾아야 하고, 떨어진 기운을 채워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것의 가장 먼저인 것이 나물이다.

입맛을 돌게 하는 것이 첫 번째인데, 그것은 이른 봄에 올라오는 들나물이 재료가 되는 무침이나 국이다.
쑥국, 냉잇국, 미나리, 생채 무침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그것들로 입맛이 돌기 시작하면 산나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각종 나무에서 나오는 순들이다.
옻순, 두릅순, 다래순 등 그리고 산취나물 같은 것으로 봄기운을 챙기는 것이다.

그래서 봄나물은 입맛을 돌게 하고 기운을 내게 한다.
봄의 들나물은 캐고, 산나물은 뜯어야 하는 이유는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이다.
들나물은 양이고, 산나물은 음이다.
그래서 들나물은 여자의 손으로 캐고, 산나물은 남자의 손으로 뜯는다.
남녀의 손을 타야 들나물, 산나물이 입맛과 기운을 내게 되는 것이다.
농촌 사람들은 들나물 먼저, 그리고 산나물로 봄을 챙겼다.

전화 한 통 인터넷 한번 클릭으로 밥상이 차려진 세상에도 자연의 기운은 그것으로 배달되지 않는다

고향이 농촌인 것은 하늘이 내린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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