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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 Jul 22. 2018

팟캐스트 녹음이 기다려지기는 처음이다

<김윤의 더커피클럽> 팟캐스트 녹음을 앞두고-

<김윤의 더커피클럽>이라는 팟캐스트를 2016년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더커피클럽 멤버들을 한 분씩 모시고, 스펙을 드러내지 않고 그/그녀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인터뷰하는 방송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팟캐스트를 녹음하러 내가 있는 곳인 강남에서 녹음실인 합정까지 가는 길에... 나는 방송에 대한 부담감을 꽤 느꼈다. 막상 '안녕하세요 더커피클럽의 김윤입니다-'라고 첫 멘트를 던지고 녹음을 시작하면 그 부담감은 사라지긴 했지만. (정말로 누가 듣든 듣지 않든)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방송이기에 또 내 생각과 목소리가 오픈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과 긴장감이 있었다. (커피클럽 멤버분들은 익명으로 등장하시니 혹시 추후 출연하실 분들은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된다... 내가 잘 해드릴게....)




얼마 전 바닷가로 짧은 여행을 갔었는데 현지에 있는 음식점에 갔다. 사실 너무 배고파서 숙소 근처에 있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간 것이었는데 그 지역에서 손꼽히는 맛집이었다.  27년의 전통이 있는. 음식도 실제로 맛있었다. 식사를 다하고 나서 함께 간 친구와 주인아저씨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어쩌다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아저씨께서는 (본인이 말씀하시기를)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커피 장인이셨다고 한다. 자기가 어떠어떠한 커피도 개발했었고 자기가 있는 지방까지 일부러 사람들이 찾아와서 배우고 갔다고 했다. 엔제리너스에 있는 아메리치노 같은 커피도 자기가 거의 먼저 개발했었다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아주 잠깐 이야기해주셨던 건데 낯선 동네에서 처음 본 이 아저씨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웠다. 아저씨 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갔던 것도 있지만 낯선 지역에서, 낯선 사람의 삶을 대화를 통해 엿본다는 게 좋았다. 

'아 내가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자기가 진짜 뭘 좋아하는지 가슴으로 몸으로 깨달은 적이 있는가? 나는 별로 없다. 아마 내 주변의 웬만한 사람들도 그런 경험이 흔치 않으리라 생각한다. 근데 그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너무나 궁금하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드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걸. 

다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에게 어떤 유형의 이득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다. 근데 그냥 그 자체가 좋았다. 그리고 궁금했다. 내가 겪어 본 적 없는 다른 세계가, 다른 라이프스타일, 인생관이.

이게 참 궁금하고 좋았기 때문에 더커피클럽을 만들게 됐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다른 이들의 삶이 궁금해서, 나와 다른 맥락에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서. 그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눠보고 싶었다. 



<김윤의 더커피클럽> 진행자 둘! 행카님 얼굴 가려드림ㅎㅎ


몇몇 분들께 '팟캐스트 방송 너무 잘 듣고 있어요'하는 말을 듣고 있다. 심지어... '요즘은 더커피클럽 팟캐스트 듣는 낙으로 살아요'라는 메시지까지 받았다. 

내가 흥이 아주 넘치는 사람은 아니기에 '노잼 방송'이라는 거 나도 안다. 어떤 분들은 들어보려고 켜셨다가 금방 꺼버리셨을거다(나도 안다고...). 근데 우리 방송을 열심히 꾸준히 들어주시는 분들도 있으신가 보다. 

방송을 거의 6개월간 쉬었었는데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주로 팟캐스트로만 더커피클럽을 접하신 분들은 무슨 일이 있나 싶으셨을 거다. 출연하실 분들은 계속 쌓여가는데도 한번 템포를 잃으니 녹음 일정을 잡고, 스튜디오로 발걸음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얼마 전부터 커피클럽 멤버들과 팟캐스트 방송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일주일 만에 방송을 연달아 녹음했는데 6개월 만에 했을 때는 처음에 적응하느라 혼났다. 그래도 우리 객원 mc이신 행카님과 함께해서 빠르게 방송 감을 잡아나갈 수 있었다. (행카님 감사합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더커피클럽 여성 멤버분과 녹음을 앞두고 있다. 팟캐스트 녹음이 기다려지고 기대되는 건 처음이다. 예전에는 녹음 그 자체는 즐거웠지만, 녹음을 기다리는(?) 그 시간에는 약간 부담감이 있었다. 

내가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진지하게 깨달은 이후로 팟캐스트에 대한 나의 느낌도 달라졌다. 이번 방송에 출연하는 그녀와 나는 딱 2번 만난 적이 있는데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빨리 그녀와 만나서 그녀의 삶은 어떤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팟캐스트 녹음이 기다려지기는 처음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지만 어쨌든 '일'은 '일'이었다. 근데 팟캐스트 녹음은 이제 '놀이'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감정이 더욱 나에게 새롭고 의미가 있다. 

6개월 만에 방송을 재개했기에 최근 방송을 들어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있다. 더커피클럽에 의한, 더커피클럽을 위한 방송이 맞긴 하지만...커피클럽 자체에 대한 설명을  나도 모르게 많이 한 것 같다. 들으시는 분들은 이미 어느 정도 아실텐데...이번엔 힘을 빼고 그녀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볼 생각이다. 설렌다 




진행자가 노잼이지만 그래도 한 번 들어보고 싶다면

http://www.podbbang.com/ch/1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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