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나 이런 걸 위해 일하고 있었지
워케이션을 가게 된 계기
어느 날, 강릉에 있는 ‘파도의 집’에서 연락이 왔다. '파도의 집'은 퇴사한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2박 3일 힐링 프로그램인데, 이들의 마음건강을 위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당시에 나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여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호텔이용권 5박을 준다는 제안에 우리 팀 연초 워크숍을 강릉에서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수락했다. 그런데 막상 워크숍을 서울에서 간단하게 진행하게 됐고, 호텔이용권이 붕 떠버렸다. 이 이용권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가, 어느 날 번뜩 워케이션을 하러 떠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잠시 멈춤 하는 시간, 여러 가지 얽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워케이션을 떠나게 됐다
출발하기 전까지 정해진건
1. 3박의 숙소
2. 차로 이동한다는 것
3. 희망을 찾고 오자는 목표
딱 이 세 가지뿐이었다.
전날 늦게까지 일하느라 피곤했지만, 강릉으로 출발을 하려는데 왠지 모를 설렘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떠나자마자 발견한 의미
강릉에 도착한 나는 파도의 집으로 바로 가서 강연을 의뢰주신 파도의 집 담당자님을 처음 만났다. (어찌나 기쁘게 반겨주시던지,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D )
나는 파도의 집에서 ‘나다움’을 주제로 마음여행을 진행했다. 그날은 괜히 강연 때 하는 질문을 나에게도 건네보고, 소모임시간에 직접 참여해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리고 2시간의 강연이 끝나고 마무리 정리를 하고 있는데 파도의 집 담당자님께서 다가오셨다.
담당자님은 '사실 대표님을 처음 보자마자 눈물이 날뻔했다'라며 말을 주저하시더니 왈칵 눈물을 흘리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전에 마음이 힘들 때 마음여행키트를 푸시면서 많이 울기도 하고 큰 도움을 받으셨다고 하셨다.
우리는 한동안 가만히 서로를 껴안으면서 토닥였다. 포옹을 하는 동안, 지금 내 마음이 오롯이 전해졌으면 했다. 당신이 받은 위로를 전해줘서 나 또한 감사하다는 마음과 앞으로 더 많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진심이 이 포옹으로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했다.
그리고 파도의 집을 나서기 전, 담당자님은 슬쩍 내 손에 편지를 쥐어주셨다.
아쉬운 인사를 하고 난 뒤, 나는 차로 돌아와 편지를 읽었다. 마인드웨이의 팬이라는 말, 우리가 도움이 되었다는 말, 제 인생에 최고의 콘텐츠라는 말. 어제 눈물을 흘릴 만큼 흘렸다고 생각했는데,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맞아. 나 이런 걸 위해 일하고 있었지.”
마음이 보람과 감사로 서서히 번져갔다. 나는 걸음을 재촉해 카페로 달려가 팀 메신저로 팀원들에게 편지를 공유했다. 나에게 전한 편지지만 사실 마음여행키트를 함께 만든 우리 팀원들에게 쓴 편지이니, 내가 느낀 감동을,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빠르게 공유하고 싶었다.
의미 있는 일이란 것
강릉을 떠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달았다.
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고
그게 나에게 아주 큰 의미를 가진다고.
나는 새삼 내가 이 일을 왜 시작했었는지 돌아보면서, 마음이 힘들 때 일주일에 한 번 상담사 선생님을 만난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티던 날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심리상담의 문턱으로 인해 어떻게 마음을 돌봐야 할지 모르겠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그 첫 마음이 떠올랐다.
워케이션을 떠나자마자 나는 내게 주어진 삶을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며 의미 있게 쓰고 싶다는 그 다짐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