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같이 놀자'보다 더 원했던 것

한 TV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부모님한테 바라는 것'을 물었다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예상 대답을 '엄마, 아빠가 우리랑 더 많이 놀아줬으면 좋겠어요."를 예상했어요. 저도 응 빛이도 그렇게 대답할것 같은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대답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행복한 표정이면 좋겠어요." 라는 대답이 많았다는 것이었어요. 이 말을 듣고 아! 하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순간,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바쁜 일상 속에서 익숙하게 반복되는 하루의 흐름 속에서 일과를 처리하듯, 해야 할 일로 하루를 채우느라 정작 ‘같이 있는 그 순간’에 머물지 못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


다음 날 아침, 저는 빛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았습니다. “빛아, 오늘은 어떤 즐거운 하루가 될까?” 조금 들뜬 얼굴로, 웃음을 담아서요. 그러자 빛이는 말했습니다. “오늘 어린이집 안 가고 엄마랑 놀고 싶어!” 평소 같았으면 “어린이집 가야지. 다녀와서 저녁에 놀자.”라고 했을 텐데, 그날은 이렇게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엄마랑 뭐 하고 싶은데?” “보드게임!” 눈을 반짝이며 대답하는 아이를 보며, “오늘은 우리가 일찍 일어났으니까, 준비를 서둘러 하면 10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얼른 해보자.”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우리는 아침부터 짧은 놀이 시간을 가졌고, 아이도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등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가족과의 감정적 연결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느냐’보다, 그 시간 속에 서로의 감정이 얼마나 머물러 있었느냐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일상은 반복되고, 루틴은 익숙하지만, 그 안에서도 마음이 연결되는 순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연결의 시작은 거창한 이벤트보다,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표정’일 수 있습니다. 무엇을 했는가보다, 어떤 분위기로 하루를 함께 보냈는가. 그 분위기 속에 부모의 표정과 말투, 감정의 결이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말한 것을 잊어도, 당신이 그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는 결코 잊지 않는다.’


라는 말도 있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얼 하고 놀았는가’보다, 그때의 공기와 표정, 마음의 기류를 더 오래 기억할지 모릅니다.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 신나는 마음이요.


그날 이후, 저는 아침마다 ‘오늘은 어떻게 행복한 하루를 보낼까? 어떤 즐거운 일이 생길까?’ 말 하고요. 그리고 아이에게도 똑같이 말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나도, 아이도, 가족들도 즐겁고 기대되는 하루로 매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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