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같았던 면접들 6 - 아마존

by 에블린


이렇게나 망한 면접은 학생 때 이후 처음이었어요. 그래도 웃겨서 남겨두었던 당시의 면접 후기입니다.



AWS (Amazon Web Service)는 전자상거래로 유명한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입니다. 국내에도 AWS Korea 오피스가 역삼동에 있어요. 사실상 아마존 실적은 AWS가 책임지고 있습니다.






1. 서류전형

이번에도 구글처럼 링크드인을 통해 먼저 연락받았습니다.

리크루터는 아니셨고 현업에 계신 분이었는데, 지금 채용 중인 포지션이 있어서 원한다면 내부 추천을 진행해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면접 기출 검색하면서 알게 됐는데, 아마존은 referral로 입사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해보지 않은 일을 대하는 저의 자세는 '일단 해보고, 아님 말고'.

바로 영문 CV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추천인의 referral 링크를 통해 아마존 채용 페이지에서 입사 지원을 했습니다.



2. 면접전형

서류를 제출한 지 약 1달이 지난 후에 인터뷰 스케줄을 잡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메일을 통해 리쿠르터와 면접 일정을 잡았고, 스크리닝콜 없이 바로 US의 현업 매니저와 1차 면접이 진행됐어요.

면접은 줌이 아니라 Chime이라는 아마존의 자체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진행됐습니다.


처음 접속했을 땐 캠이 켜져 있지 않아서 '대기실'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뮤트를 누르지 않으면 마이크 소리가 다 들어가는 것 같더군요. 면접 전에 중얼중얼 자기소개 연습하던 게 누군가에게 다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으악)


- 간단한 자기소개

- 내가 하는 일

- 나의 성과와 그걸 달성한 과정

- 지원동기

- AWS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상품, 서비스, 전략, 고객 등등)


질문 자체는 평이했지만, 준비가 많이 안 돼서 답변이 어려웠습니다.

일단 백만 년 만에 하는 영어에 무지 버벅댔어요.


저의 커리어는 B2C 서비스인데 AWS는 B2B 사업이라 성격이 좀 다릅니다. 거기다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직이 아니라서 찾아봐도 어떤 서비스들을 판매하는지 정확한 이해가 어려웠어요. 이런 빈약한 상태로 면접을 봤으니, 결과는 뻔했습니다.




솔직히는 운 좋게 면접을 통과한다고 해도 제가 해왔던 직무가 아닌 데다가 언어에 대한 진입 장벽 때문에 아마존에서 일할 동기가 크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면접에 임하는 자세도 '진심으로 입사하고 싶다!'보다는 아마존은 어떤 식으로 인터뷰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어요.


막상 진짜로 면접을 죽 쑤고 나니 혹시나 저와 같은 출신, 소속일지도 모를 예비 지원자에게 제가 폐를 끼친 것 같아 매우 후회스러웠습니다. 앞으로는 최선을 다하지 않을 전형에는 지원하지 않기로 다짐했어요. 저를 추천해 주신 분과 면접관의 시간도 소중하니까요.






이렇게 소개팅 같았던 면접들 시리즈가 끝이 났네요.

아마존 이후로는 카카오페이에서 최선을 다해 충실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긴 모험을 마치고 나니 파랑새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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