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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동자씨 Jun 17. 2020

왜 해외에서 일하고 싶은가?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 일하기를 꿈꾼다. 각자 원하는 삶의 목표가 있고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텐데, 먼저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정리해보기를 추천한다. 아직 젊고 창창한 대학생이라면 굳이 많이 고민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과연 지금 내 인생에서 굳이 왜 해외를 가야 할까?라는 고민이 생긴다면 왜 가고 싶은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 왜 내가 해외에 일하고 싶었는지를 기록해보았다.

 

1. 환경

  기관지가 좋지 않은 나는 2018년 경부터 더더욱 심해진 미세먼지를 견디기 힘들었다. 2019년 4월 어느 날 정말 이 미세먼지만큼은 탈출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는 오래되었지만 결정적으로 내가 액션을 취하게 한 것은 미세먼지였다. 4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일하던 때 청량한 하늘을 보며 출퇴근과 산책을 하던 것이 내 일상에서는 큰 행복이었기 때문이다. 숨만 쉬는데도 건강이 나빠진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이곳에 살기 싫었다.


2. 문화

  한국 기업들은 보통 근속연수를 많이 따진다. 사람들은 한번 들어가서 오래 다닐 직장을 원한다. 그런데 미국이나 싱가포르를 보면 1,2년마다 직장을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젊은 세대는 개인이 성장할 수 있고 더 높은 보수를 줄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떠난다. 각 회사들은 인재들을 유입하기 위해 더 좋은 대우를 고심한다. 반면 한국의 회사들은 개인의 성장보다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일하면 당연히 한국 문화를 따라서 일하게 된다. 한국 정서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눈치가 보인다. 나에게는 이게 조금 불편했다. 항상 눈치를 봐야 하는 문화가 업무 공간을 불편하게 느끼게 만들었고, 필요 없는 에너지 소모로 느껴졌다. 캘리포니아와 싱가포르에는 다양한 인종이 살아가고 있다. 문화적으로 당연한 것이 훨씬 적은 것이다. 내가 일하는 팀에는 한국인이 한 명도 없다. 따라서 한국 문화대로 하지 않아도 나에게 뭐라 할 사람이 전혀 없어서 훨씬 편하다. 물론 사람 사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는 세계 어느 국가를 가도 동일하고,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불편함과 업무상 어려움 등은 어디든 존재한다. 하지만 그 외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는 훨씬 적다.



3. 기회

  싱가포르와 캘리포니아에 살아보니 한국에서 보았을 때는 티브이에서나 보던 기업들,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이름난 기업이 지천에 널려있고, 그곳에서 일하는 한국인도 정말 많다. 도전정신만 있으면 상상하던 기업에서 일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다. 특히 여성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여성이 직장에서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지원되는 것들이 많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자유로운 출퇴근 시각, 가족 중심의 생활 문화, 아이나 반려견을 회사에 데려올 수 있는 문화 등이 그렇다. 최근에는 한국도 비슷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훨씬 이전부터 이런 문화가 자리 잡았다. 싱가포르에서는 아이 돌보기, 청소, 빨래 등을 도와주는 입주 헬퍼를 쓰는 것,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흔한 외식 문화가 여성의 사회생활을 돕는다.

 

  나는 이렇게 환경, 문화, 기회 측면을 가장 크게 고려해서 해외로 오게 되었다.


  해외에서 일할 생각이 있다면, 적어도 어떤 것을 피하고 싶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잘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무조건 해외에 나가고 싶다 보다는 어떤 환경을 원하는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한다.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전혀 맞지 않는 곳에서 보내는 것은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특정 국가에 해외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해당 국가로 일주일 정도 휴가를 다녀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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