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적이지 못한 경제 상황에 대해서
요즘 우리 경제를 보면 내 짧은 경제 지식으론 이해하기 쉽지 않다.
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좋지 않고, 금리는 오르는데 환율도 오른다.
가계부채와 정부부채는 늘었고,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이런 조합은 교과서에서 배운 경제 흐름과는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혹시 예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거 아니냐”는 말도 자주 나온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때와는 다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은 한 번에 터지는 금융 붕괴였지만,
우리는 서서히 체력이 빠지는 쪽에 가깝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한마디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상태였다.
집값보다 대출이 더 많아졌고, 집을 팔아도 빚을 못 갚는 사람이 쏟아졌다.
이건 집값에 대해 은행들의 너무 희망적인 기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무지성의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 위기는 한 번에 터졌다.
한국의 경우에는 집값에 대해 그렇게 무지성적인 평가를 하는 은행은 없다고 보면 된다.
부동산 부채가 크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담보가치가 대출금보다 완전히 무너진 상태는 아니다.
집을 팔면 손해는 보지만, 빚을 아예 못 갚는 상황이 일반화됐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서 금융 시스템이 한 번에 붕괴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그렇더라도 금리는 높은데 경기가 좋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가계가 그 부담을 언제까지 버틸지도 걱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계속 상승추세를 타고 있다.
대통령이 임기 끝날 때까지 5000을 찍겠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종합주가지수 상승에도 좀 이상한 구석은 있다.
지금 지수 상승의 핵심은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심리다.
그 기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형주로 몰리고,
이들 기업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이 몇 종목만 올라도 지수는 상승한다.
여기에 환율 상승 효과가 더해졌다.
원화 약세는 내수에는 부담이지만,
달러 매출 비중이 큰 수출 대형주에는 실적 기대가 높아졌다.
결국 AI 기대와 환율 효과를 함께 받는 일부 대형 수출주가
종합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런데 이건 글로벌 기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서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하긴 하다.
솔직히 외국 선진국의 경우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도 많고
기술 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에 반해 우리는 제대로 된 투자가 없어서
고급 인력들까지 외국으로 다 내보낸 상태이다.
이번 정부에서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를 공약으로 삼았지만
이미 늦어버린 상황에서 얼마나 만회할지도 의문이다.
말하자면 이래저래 의문 투성인 경제 상황이다.
내가 뭐라고 한국 경제를 진단할 수 있겠는가...
다만, 경제학에서 말하는 경제 원리는 자유시장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이상한 상황이 왔다는 건
시장에 대한 외부 개입이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