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의 강력한 부활
요즘 피지컬 AI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특히 젠슨 황이 “다음 AI는 피지컬 AI”라고 말한 이후, 이 주제는 단순한 기술 담론을 넘어 산업 전략의 영역으로 올라왔다. 시장 규모도 50조 달러, 우리 돈으로 수경 원 단위라는 추정이 함께 언급된다. 이 정도 규모의 자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건, 피지컬 AI가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본격적인 산업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AI 경쟁의 초점도 분명히 이동하고 있다. 이제는 누가 더 정교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로봇을 만들고, 누가 실제 공정을 운영하며, 누가 물리적 세계를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글로벌 자본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제조 역량을 갖춘 국가로 향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흐름은 한국의 비용 경쟁력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인건비는 높아졌고, 노동력은 줄어들었으며, 숙련공의 은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한국이 제조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고, 공정을 재설계하고, 생산 방식을 끊임없이 손보며 버텨 왔다. -한 가지 예로서 코로나19시기에 마스크를 자체 대량 생산체계가 가능했던 몇 안되는 나라였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공정 운영 경험과 자동화 노하우가 지금에 와서는 피지컬 AI를 받아들이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피지컬 AI는 소프트웨어만으로 완성되는 기술이 아니다. 반도체, 정밀 부품, 기계 설계, 공정 운영, 현장 대응 경험이 동시에 필요하고, 실제로 돌려보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수정하고, 다시 적용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전제돼야 한다. 이 전 과정을 한 사회가 오랫동안 경험해 온 사례는 많지 않다. 한국은 그 조건을 비교적 고르게 갖춘 국가에 속한다.
그래서 한국은 AI를 잘 활용하는 국가라기보다, AI가 물리적 형태를 얻고 산업으로 안착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국가에 가깝다. 저출산과 고령화, 제조 인력 공백이라는 구조적 조건을 함께 놓고 보면, 피지컬 AI는 선택지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다음 단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와 산업 구조가 요구하는 변화에 가깝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