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너.

성격이 곧 사주팔자

by 카레

똑같이 교무실 청소 당번이었는데 성적이 우수한 친구에게는 공부하느라 힘들겠다며 그만 들어가 쉬라고 하고. 그 모습에 억울해서 교무실 구석에서 눈물 훔치며 빗자루로 쓸게 했던.


그 선생님.


은근히 자기 주변의 잘난 사람들을 자랑하고.

면접에서 환한 웃는 얼굴로 부모님의 직업을 묻고는, 마음에 안들었는지 정색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유명 명문대를 나온 아이들만 묶어 스터디를 시키고 지도해주고.

어떻게 하라는 체계적인 교육은 없이, 훈계를 나한테 하지 않고 옆에 사람들에게 되물어보며 무안을 줬던.


그 사무국장.


기말고사 점수가 너무 낮다며 과제/출석/시험을 모두 친 나에게 과감히 F를 내리셨던.

기말고사만 35점이었던 내가, 중간을 망치고 기말이 9점이었던 아이와 똑같은 F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미친듯이 억울했지만.

국가장학금을 받기 위해 D-로라도 올려주시면 안되냐는 나의 간곡한 부탁에.

내 이런 간절함을 위법이라 하고, 내 인성마저 F를 받고 싶냐고 폭언을 날린.


그 강사.


심사위원과 참가자로 만난 사이인데 앞으로 안 볼 사람인마냥 독설이란 독설은 다 뿜어서 얼굴과 마음을 붉게 만들었던.


그 아나운서.


자기가 오디오 비주얼 다 평가하라고 해놓고 그걸 까먹은건지 뭔지.

부장 앞에서 나에게 왜 그렇게 했냐며 사람 좋은 웃음으로 뒤집어 씌웠던.

부장이 나를 계속 뻔하게 쳐다보며 내 이름을 똑같이 바꿔부르고 놀리는,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도록 만들었던


그 팀장.



그 선생님은 얼마전 학생에게 사랑의 매를 너무나 과하게 부리셔서 구속됐다는 소문이 들리고. 그 강사는 F를 대거 받은 아이들에게 날선 평가를 받았는지 수업이 2개에서 1개로 줄었고 그 수업마저 인원이 10명도 안되는 걸로 알고 있다. J대에도 강의를 나가는데 거기마저 강의가 없어졌다고. 그 아나운서는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 사무국장과 그 팀장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절대 잊지 않고 있다. 지켜보고 있다는 거다.


여리고 여린 내 마음에 깊은 발자국들을 남겨서. 배낭이라 여기고 오래 가져가도 좋을 아픈 순간들은 아니었다. 정말 어느 작가의 말대로 좌절이라는 단어 대신 눈물이라는 감정만 사용하고. 상처라는 말에 끌려다니기보다 무시라는 감정으로 버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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