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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Feb 14. 2022

[B2B외전] 가격은 이야기다

[아하! 마케팅] 시사저널 연재 시즌2 ④ 가격 마케팅 편

지난해 11월 초 ‘국민 모두에게 힘이 되는 따뜻한 소비’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가 2주간 진행됐다.  6년째 진행된 이 행사에는 일상적 소비 생활과 밀접한 소비재 기업과 유통업체,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여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가격 비교를 통해 다양한 생필품이나 평소 관심을 가졌던 브랜드를 알뜰 구매할 수 있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상품들도 구매할 수 있는 따뜻한 소비의 기회로 세일 기간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다.


참여기업들은 각 기업의 일정과 특성에 맞게 다양한 할인 행사와 판매 촉진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코리아세일세페스타 추진위원회가 발표한 성과 발표에 따르면, 행사 기간 동안 신용카드 승인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42.3조 원을 기록했다.  할인된 가격은 고객의 구매 장벽을 낮추고 평소 자제하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할인된 가격이 고객의 구매 전환율을 높인다면 기업의 매출은 당연히 향상된다.     


없는 게 없다는 국민가게 다이소는 사무용품, 문구에서부터 주방, 인테리어, 화장품 등 각종 생활용품을 500원, 1,000원, 1,500원 등 5,000원이 넘지 않는 균일가 판매를 한다.  먼저 가격을 책정하고 그에 맞춰 포장 및 유통 과정에서의 비용 절감을 통해 균일가 정책을 유지한다.  저가여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품질중심경영 방침 하에 가성비 높은 상품을 꾸준히 발굴하여 매출 성장을 이룬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커머스 활성화로 유통 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시장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전략 싸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저가 경쟁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4월부터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체 지정 품목에 대해 경쟁사보다 비싸면 고객에게 차액을 ‘e머니’로 적립해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실시해 보상제와 같은 효과를 주고 있다.


할인이나 저렴한 가격만이 고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명품 브랜드 샤넬은 일부 제품 가격을 4차례나 올리며 국내 고객들의 오픈런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언제 또 오를지 모르는 제품을 가격 인상 전에 구매하겠다는 고객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일부 제품은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브랜드의 현지 가격보다 높은 가격임에도 국내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직접적인 수익 개선 및 매출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강화하고, 브랜드 이미지와 위험을 관리하는 데 효과가 있다.  명품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상으로 희소가치를 지키고 고급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 요즘처럼 명품을 소유할 정도의 경제력과 희소 제품을 얻는 능력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고객층이 존재할 경우 기업에서는 이런 특정 시장을 대상으로 전략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도 한다.  


가격, 브랜드를 이야기하다


마케팅 그루 세스 고딘은 그의 저서 <마케팅이다>에서 ‘가격은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가격을 토대로 나름의 가정과 연상을 한다. 또한 가격은 당신이 제공할 서비스에 대한 믿음을 형성한다.”라고 말했다.  가격은 브랜드를 규정하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브랜드의 모든 것을 가격에 담아 이야기할 수 있다. 브랜드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설득이 된다면 고객은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고, 그 가치가 증명된다면 자연스레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가격은 제품, 유통, 프로모션과 함께 마케팅 전략의 4대 요소이다.  매출 향상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지금은 고객의 마음에 위치하여 구매의사결정 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상까지 심어주기 때문에 특히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품질과 가격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가격을 통해 획득한 브랜드의 가치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다양한 고객에 맞춰 가격은 유연하고 그 경험은 질적이어야 한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격 경험이 충분히 만족스럽고 긍정적일수록 좋다. 넘치면 팬덤을 형성할 수도 있다.  가격의 높고 낮음 그 자체보다 고객이 경험하는 가치가 더 중요하단 얘기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가격 말고도 콘텐츠, 재미, 배송 속도, 서비스, 사회적 가치 등 고객이 반응하고 환호하는 가치가 다채롭다.  구매 시작부터 과정, 구매 이후까지 가격이 아깝지 않고 그럴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할 가치를 긍정적 경험으로 제공한다면 비즈니스 성공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가격을 대하는 자세 


가격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지 않는 시장에 저가의 제품이나 잦은 할인 제공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고객이 중시하는 다른 가치가 무시된 저렴한 가격은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브랜드의 품질을 낮춰 보는 인식이나 혹시 비싸게 샀을 때 짜증나는 가격 경험으로 남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반면, 고객이 선호하는 가치와 경험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제품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거나 뛰어난 품질을 보장하지 않는 고가의 제품은 불합리한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  


지금은 단순히 생산원가와 이윤만을 고려한 가격 결정 시대가 아니다. 고객과 연결되어 단단한 고리를 만들 수 있는 이야기가 중요하다. 브랜드의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최적의 가격으로 브랜드에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충성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 돈을 내도 전혀 아깝지 않을 겁니다.’ ‘그 가격 이상의 가치를 얻을 겁니다.’라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조화롭고 균형감 있는 가격 마케팅이 필요하다.  브랜드가 싸든 비싸든 마찬가지다.


브랜드는 다양한 가치와 이야기를 담아 다양한 가치와 이야기를 가진 고객과 연결된다. 합리적이고 유익하며 가성비가 높은 브랜드, 남다른 철학이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브랜드 등 고객은 자신의 정체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와 연결할 가능성이 높다.  기술의 발달로 기업은 고객의 정체성과 다양성 파악이 점차 더 용이해지고 있다.  고객을 개별적으로 더 잘 알고 배려할 수 있게 된 오늘날 기업은 더 뾰족하게 고객 개개인에게 가치 있는 가격 경험을 제공해 끊임없이 연결해야 한다.


위 글은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에 연재한 '가격은 스토리가 중요하다'의 원문입니다. 본래 10회 연재 기획에서 연장을 하게 되어 시즌2로 새로이 10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B2B를 잠시 벗어나 마케팅 전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제에 따라 B2B 내용도 포함합니다. 원문과 발행된 글을 비교해 보는 재미를 위해 원문을 공유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다시 소환하고 있으니 가지고 계신 인사이트도 다시 소환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시즌2

4회.

3회.  소셜 미디어를 넘어 소셜 셀링으로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2회.  크리에이티브 전성시대, ‘나를’ 브랜딩하라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1회.  2022년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는 '고객 가치'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시즌1

10회. 하이테크 시대, 하이터치가 필요하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9회. 진정성 있어야 고객에게 ‘돈쭐’ 난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8회. 팬덤의 어깨에 올라타라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7회. 잘 키운 브랜드 하나 열 상품 안 부럽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6회. 콜라보 달고 '묻고 더블로 가!' [김정희아하마케팅]

5회. 고객 몰려드는 콘텐츠 돼야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4회. 게임체인저, MZ세대를 톺아보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3회. 뷰카VUCA 시대 생존 전략은 ‘상생’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2회. ESG 춘추전국시대, 마케팅 어떻게 하나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1회.  마케팅, 기술을 입고 날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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