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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May 20. 2022

[B2B외전] 놓칠까 뒤처질까, 두려운 마음을 공략하다

[아하! 마케팅] 시사저널 연재 시즌3 ① 포모(FOMO) 마케팅 편

‘단 2시간, 1+1 특가 혜택이 곧 종료됩니다.’  ‘고객님이 보유하신 1만 원 할인 쿠폰 3장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긴박함이 느껴지는 알림 메시지다.  서둘러 웹이나 앱에 접속해 특가 상품을 구매하고 할인 쿠폰을 사용해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받는 메시지이고, 얼마 안 있어 또 세일을 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이 좋은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고, 지금 당장 기회를 잡아야 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바로 상품을 구매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한다.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할 때 불안한 느낌을 경험한다. 타임 세일이나 마감 임박 세일, 한정판이나 매진 임박 소식을 접하면 초조함과 조급함을 느낄 수 있다. 놓칠까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런 불안 심리를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라고 한다. 좋은 기회를 놓쳐서 나중에 후회하거나 다들 하는데 나만 안 해서 소외되고 뒤쳐질까 두려운 감정으로 인간이 느끼는 기본적인 심리 상태이다.


2013년 국제 학술지 ‘Computers in Human Behavior’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포모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재미있고 보람 있는 경험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라고 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일상 정보를 점점 더 공유함에 따라 포모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느끼는 일반적인 감정이 되고 있다.  마이라이프닷컴의 연구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사용자의 3명 중 2명(56%)은 소셜 네트워크를 계속 확인하지 않으면 중요 이벤트나 상태 업데이트를 놓치는 것에 대한 불안을 경험한다.


브랜드는 오래전부터 이런 고객의 불안 심리를 공략하는 포모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상품을 구매해 매진이 임박했다고 알리거나 수량 또는 가격 제한으로 공급해 고객을 조급하게 만든다. 브랜드는 포모 마케팅을 통해 고객이 놓칠까 봐 혹은 뒤쳐질까 봐 두려운 감정을 행동으로 전환하기를 기대한다.  PR 회사 시티즌 릴레이션즈가 의뢰한 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 소비자의 60%는 포모를 경험한 후 반응적으로 대개 24시간 이내에 구매를 한다고 밝혔다.


한정판에 고객이 몰리다


소비 권력층으로 떠오른 MZ세대 사이에서 희소성이 강한 한정판 제품을 구매해 자랑하는 일은 트렌드가 되었다. 남들보다 빨리,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얻었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그 득템력을 공유하고 즐기는 것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실시한 ‘한정판 제품’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20-30대가 한정판에 대한 관심과 구매 의향이 가장 높았으며, 응답자의 66%가 한정판 구매 경험이 있고, 47%는 한정판 제품을 구매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꼈다.


포모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극도로 주의하면 새로운 경험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브랜드는 포모의 긍정적인 측면을 활용한 마케팅을 실시하여 사람들의 관심과 수요를 늘리고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이 팔리고 있는지 인기를 강조하고 수량, 시간, 장소나 가격 등의 제한된 공급을 강조하면서 고객이 즉시 구매 결정을 하도록 권장한다.  인기가 높고 희소성이 있으니 고객은 브랜드가 더욱 가치 있게 보여 놓치고 싶지 않아 조급해질 수 있다.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사실은 고객에게 긴급함을 불러일으켜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  즉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강력한 구매 전환 요소인 것이다.  고객이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제안을 할수록 평균 고객 여정 기간을 단축하고 구매 결정을 빠르게 촉진할 수 있다.  브랜드는 마케팅에 투입하는 비용 절감과 동시에 인지도를 향상할 수 있다.  포모 마케팅은 식품, 패션, 교육, 금융, 부동산, NFT 시장 등 영역 구분 없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포켓몬빵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며 흥행을 이어가자 타업체 및 업계에서도 포켓몬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한정판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닌텐도와 협업해 출시한 '갤럭시Z플립3 포켓몬 에디션’ 한정판은 출시 첫날 삼성닷컴에서 약 5분 만에 완판 되었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스파오 포켓몬’ 티셔츠 5종을 선보이면서 이중 1종은 희소성이 높은 포켓몬 ‘뮤츠’ 한정판으로, 오프라인에서는 이벤트 당첨자에게 구매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리스챤 디올은 지난 1일 서울 성수동에 콘셉트 스토어를 오픈했다.  디올의 대표 모델 제품들을 모아놓은 공간이기도 하지만 디올 성수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을 갖추고 있어 희소성을 가치 있게 여기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루 40팀의 예약이 대부분 마감되고 있고 일부 한정판 제품도 품절된 상태로 알려졌다.  한정 수량과 장소, 가격 인상 예고 등은 고급 브랜드가 자주 활용하는 전략으로 포모 마케팅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요즘 한정판이나 희소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장은 NFT 시장이다.  발행 개수가 정해져 있는 NFT는 처음부터 양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희소성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가치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있는 요즘 NFT가 가지고 있는 특성은 사람들의 소유 욕구를 더욱 자극한다.  공급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상승한다.  사람들은 가격 상승 전에 좋은 기회를 잡으려 마음이 조급해지고, 뒤처지지 않으려는 더 심한 포모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역기능 경계가 중요


공급이 부족해 보이면 더 간절히 원하게 되는 희소성 편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에버랜드는 그라운드X의 NFT 유통 서비스 ‘클립 드롭스’에서 튤립축제 30주년 기념 ‘튤립 NFT’ 11종 330개를 발행했다. 5일간 순차 판매를 진행했는데 매일 평균 15초 만에 완판 되었다.  희소성 높은 한정판을 소유하고, 가치 투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심리적인 충족을 누리는 현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을 소유하고 경험하고 즐기려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더 활발히 나타난다.


다만, 한정판처럼 희소성에 부가 가치를 붙여 상품을 거래하는 리셀테크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과열 현상이 일고 거래상 분쟁이나 안전 문제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고객의 두려운 심리는 분명 강력한 구매전환 요소다. 잘 구현하면 팬을 형성할 수도 있다.  브랜드에게 포모 마케팅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고객의 심리를 잘못 해석하고 거짓이나 공감하기 어려운 제안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당장의 제안뿐만 아니라 후속 제안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객을 제대로 알고 정직하게 구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 글은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에 연재한 '‘혹여 뒤처질까’ 두려운 마음을 공략하다’의 원문입니다.  B2B를 잠시 벗어나 마케팅 전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제에 따라 B2B 내용도 포함합니다. 원문과 발행된 글을 비교해 보는 재미를 위해 원문을 공유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다시 소환하고 있으니 가지고 계신 인사이트도 다시 소환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시즌3

1회.


-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시즌2

10회. 게임과 마케팅의 찰떡 콜라보로 고객에 손짓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9회.  아련한 추억에 감성 한 스푼을 더하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8회.  짧지만 강한 한 줄의 힘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7회.  슬쩍 ‘쿡’ 찌르니 알아서 ‘콕’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6회.  고객은 ‘재미’를 싣고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5회.  ‘인플루언서’ 넘어 ‘임플로이언서’로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4회.  가격은 스토리가 중요하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3회.  소셜 미디어를 넘어 소셜 셀링으로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2회.  크리에이티브 전성시대, ‘나를’ 브랜딩하라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1회.  2022년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는 '고객 가치'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시즌1

10회. 하이테크 시대, 하이터치가 필요하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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