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채널로 B2B 마케팅을 해야 할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그럴 수도. 길이 많지도 않고 험했던 시절에야 옆으로 가든 기어가든 몇 날 며칠이 걸리든 서울에 도착만 하면 장땡이었겠지만, 어디 요즘 그런가요? 기술이 발달하고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사람들에게는 서울에 도착하는 건 기본이요, 어떻게 가고 얼마나 빨리, 그것도 정확하게 도착하는지가 세상 중요하잖아요.
마케팅의 세계도 그래요. 목표 달성에 동원되는 수단들이 많지 않았을 때는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들이 주로 시장을 선도했지만, 지금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활용되는 수단이 몇 개에요. 그 수를 세기 바쁘게 늘고 또 늘고 있잖아요. 고객과 닿는 길이 많아져 좋기는 하지만, 마케터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들을 계속 익히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어디 말처럼 쉽겠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건 마녀도 마찬가지랍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편이 낫겠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 빅리그
바야흐로 옴니채널(Omni-channel) 시대라고들 하지요. 단순히 채널의 다양화를 넘어서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고객과 더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고 있잖아요. 제 기능과 성능을 자랑하는 채널들도 풍년이고요. 모바일 플랫폼을 비롯해 음성비서나 챗봇, 인공지능,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산업 전반에 디지털 혁신 붐이 일면서 첨단 디지털 채널들이 폭풍 성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전통적인 채널들이 발휘하는 고객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특히 B2B에서는 디지털과 전통적인 마케팅 채널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노력들이 한창이지요. 거래 규모가 소비재에 비해 클 뿐만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성장과 이익이 전제되다 보니, 도입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지털상의 경험만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시제품 확인이나 데모 시연처럼 직접적이거나 전통적인 채널을 통한 경험과 검증이 동반될 때 고객은 더 안심하고 구매 의사 결정을 원활히 할 수가 있어요.
요즘은 기존 채널이든 새로운 채널들이든 나름의 효과를 입증하며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절대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온•오프라인 채널들을 잘 선택 결합해 고객에게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중요해요. 요즘처럼 언택트, 비대면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채널강화를 넘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화두가 옮겨가고 있지만, 고객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아직 완전히 오프라인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상황에 따라 모든 채널들을 다 활용하면야 좋겠지만, 예산이나 인력 등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 B2B 기업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기도 하고요. 설령 다 활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각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힘이 들지요. 따라서 고려해야 할 것은 우리 고객이 신뢰할만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는 거예요. 또 고객이 선택한 온•오프 채널을 통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하고요. 무엇보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격차 없이 동일한 정보와 경험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돼요. 오프라인의 경험이 온라인의 경험으로 그대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도요.
어떤 채널을 사용하시겠습니까?
B2B 마케팅은 점점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고객 전환이나 캠페인의 성과 등을 수요 창출의 우선순위에 두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처음 마케팅 계획 자체도 수익에 직결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는 추세지요. 이제는 B2B 기업들이 마케팅을 영업지원 활동으로 국한하지 않고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요 창출의 견인력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요. 첨단 솔루션들이 등장한 덕분에 마케팅 캠페인 결과나 성과 측정이 점차 수월해지고 있으니 이런 추세는 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해요.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여러 채널들을 고려하고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해요. 고객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니즈까지 일깨워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전략은 필수겠지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에서 고려 가능한 채널들을 모두 사용해 고객이 어떤 채널을 통해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지만, 시간도 없고 비용도 부족하다면, 최소한 효과적인 채널로 입증된 채널들을 내부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어요.
글로벌 마케팅 기업 DGR(Demand Gen Report)에서 조사한 <2019 디맨드 제너레이션 벤치마크 조사(The 2019 Demand Generation Benchmark Survey)>에 따르면, B2B 마케터들이 수요를 촉진하는 데 사용하는 주요 채널은 이메일, 기업 웹사이트, 직접 참여 가능한 이벤트라고 해요. 초기 마케팅 활동 단계에서 고객의 참여를 촉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채널 역시 이메일(54%), 이벤트/전시회(46%), 웹사이트(42%)를 꼽았다고 하는데요. 특히 44%의 B2B 마케터들은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전시회는 초기뿐만 아니라 마케팅 활동 전반에 걸쳐 고객 전환을 촉진하는 데 가장 유효한 채널이라고 응답했어요. 하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형 이벤트나 전시회는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려웠죠. 기반 자체를 대부분 온라인으로 옮기는 노력을 많이 한 한해가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2021년 트렌드 변화를 짚으면서 다시 얘기하도록 할게요.
이메일은 국내에서도 마케팅 활동부터 영업 단계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채널이에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천차만별이라 기업들이 고민 아닌 고민을 하는 채널이기도 하지만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눈으로 직접 보여주는 이벤트나 전시회만 한 것도 없을 거예요. 때문에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크고 작은 전시회나 이벤트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또 실제 구매 고려 단계의 고객에게는 다른 무엇보다 제품 데모나 시연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활동이 가장 효과적일 거예요.
이 구역의 왕은 콘텐츠
어떤 채널을 선택하든, 모든 채널을 관통하는 핵심에는 콘텐츠가 있어요. 고객에게 ‘적합한’ 콘텐츠, 바로 좋은 콘텐츠가 있어야 해요. 특히 자원이 충분하지 못한 기업일수록 콘텐츠에 집중할 것을 제안해요. 시간과 돈이 부족하더라도 고객이 속해 있는 산업과 분야, 고객에게 직면한 이슈나 문제, 담당자의 역할 등을 고려해 적정 시기나 위치에 꾸준히 콘텐츠를 노출하고 고객에게 닿게 한다면, 폭발적이라고까진 할 수 없어도 ‘적합한’ 콘텐츠가 가진 힘을 보여줄 수가 있어요. B2B 특성상 제품/서비스의 오랜 주기나 고객의 고관여도를 고려했을 때, 신뢰할만한 콘텐츠의 축적은 주기마다, 관여 수준에 따라 가망 고객을 실제 구매 고객으로 이끌어 줄 확률이 높거든요.
DGR은 <2019 콘텐츠 선호도 조사 보고서(2019 Content Preferences Survey Report)>에서, B2B 고객들은 영업 담당자를 만나기 전 직접 조사를 통해 구매 결정을 하는 데, 이때 구체적인 데이터나 산업 전문가들과 인플루언서들(influencers)에 의해 뒷받침되는 콘텐츠에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어요. 구매 결정을 할 때 영업 담당자에게 연락하기 전, 보통 3~5개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고객이 41%, 7개 이상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고객도 12%나 된다고 해요. B2B 마케팅에서 콘텐츠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이에요.
지금까지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혼잡한 시기를 맞고 있는 B2B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들과 활용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고객에게 더 많이 도달하기 위해서 더 진화된 기능과 성능들로 무장한 디지털 채널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요즘이지만, 아직은 기존의 오프라인 채널들과 병합해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에 주목해 주세요. 비록 코로나19에 직면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나오기까지는 소규모의 오프라인 채널 활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채널의 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과 고객의 상황에 맞는 적합한 채널과 콘텐츠를 반드시 목적에 맞게 사용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에는 B2B 마케팅에 좀 더 효과적인 콘텐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볼게요.
비용과 시간 사이에서 끊임없이 나은 해법을 찾고자 하는 B2B 마케터들을 위해 오늘도 마녀는 “아자! 아자!” 응원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 본 글은 디지털 뉴스 블로터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터리] 마케팅에 딱 맞는 채널 고르는 법 에 기고한 글을 업데이트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