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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하고, 중후한 맛

마틴 스코세이지에 대해

by 키네마스코프


오늘은 뭔가 기분이 좋지 않네요, 소믈리에. 뭔가 드라이한 게 끌리는 밤인데, 이럴 때는 뭐가 괜찮을까요?

특별하게 끌리는 느낌이라도 있으신가요? 저희 가게에서는 웬만한 작품은 다 취급합니다. 바로 준비해 드릴 수 있습니다.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그리고 텍-티컬.


그렇다면 오늘 밤은 중후하고, 드라이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감독의 작품이 좋겠군요. 바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어떠신가요. 이 거장의 작품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장의 매력에 빠시신 손님분들도 많은 편이죠. 평소 마블 품종을 좋아하시는 건 압니다만, 내러티브 위주의 시네마도 맛보시는 것도 괜찮으실 거 같습니다.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마틴 스코세이지'는 1942년에 태어나고, 1967년부터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감독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보고 거장이라고 부르죠.


물론 오래 활동한다고 해서 모두가 아니듯, 작품들 모두 매력적입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부모님이 모두 이탈리아계의 이민자들입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런 이탈리안이나 이민자의 비극 같은 느낌이 드실 수 있으시겠습니다.


이탈리안 클래식이죠.


시간이 되신다면, 또 다른 이탈리안 클래식인 대부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만, 스코세이지 감독 작품들이 이미 4가지 정도 준비되어 있으니, 다른 날에 가게에 들르시면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좋은 친구들이라는 작품입니다. 1990년 빈티지이죠. 당시 6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나, 결국 남우조연상을 하나 밖에 가져가지 못한 작품입니다만, 작품의 맛은 아주 훌륭합니다.


여러 곳에서 보장된 작품이니, 한 번 맛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작품들을 모두 중후하고, 드라이하다고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 작품만큼은 드라이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작품입니다.



배우에 대해서 설명드릴 차례로군요. 여기에는 아쉽게도 하비 카르텔이 나오지 않습니다만, 대신 스코세이지 감독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옵니다.


저기 보이는 익숙한 얼굴은 조 페시이죠. 조 페시는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마스 특전주인 '나 홀로 집에' 시리즈의 비니를 쓴 악당으로 자주 보이시는 분이시니까요. 점점 몰락의 길을 걷는 듯한 주인공과 옆에서 분위기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조연들의 역할은 아주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강탈 사건을 모티브 한 사건이 나오므로, 참고하시고 보시면 더욱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으실 겁니다.


이미 드라이하고, 중후한 맛보다는 유쾌한 분위기로 넘어가시고 싶으시겠지만은 아직 한 작품 정도가 더 마련되어 있습니다. 앞에서 본 좋은 친구들보다 더욱 드라이하고, 견고하면서도, 어그레시브 한 작품을 보실 겁니다.


바로 택시 드라이버라는 작품입니다. 1976년 빈티지이죠. 영화가 다 그렇듯, 시간이 흐르고 맛이 일품인 작품은 명작의 칭호가 붙습니다.


스코세이지 작품 중에서 명작을 꼽으라면, 좋은 친구들이나 뒤에서 볼 영화들도 수작이나 명작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겠습니다만, 택시 드라이버는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한 영화 중에서 드라이하고도 어그레시브 한 작품입니다. 방황과 혼란, 그리고 외로움이죠.



마치 1970년대의 미국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앞서 말했듯, 방황과 외로움이 시퀀스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맛은 아주 견고하죠. 사회상을 그대로 담은 작품을 평가하는 여러 가지 말들이 있습니다만, 이 작품을 나름대로 평가한 말이라고 한다면.....


아마 '폭력의 미학, 정의의 폭력성'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물론 스코세이지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하고요, 거기에 덧대어서 조디 포스터의 어린 시절이 담겨있죠. 1976년 빈티지 중에서 록키 1편과 더불어서 아주 훌륭한 작품입니다. 물론 드라이하거나, 어두운 것을 싫어하시는 손님들에게는 전혀 추천을 하지 않죠. 하지만 묵직하면서, 중후한 맛을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이 1976년 빈티지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은 텍 티컬 한 작품입니다. 안타깝게도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오지가 않아서 불만족하실 수도 있으십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입니다. 원작은 조던 벨포트의 자서전이고, 책을 바탕으로 하여 스코세이지가 만들어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숙성이 덜 된 작품이지만, 충분히 스코세이지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앞서 추천해 드린 작품들이 드라이한 맛이 대표적이라고 한다면, 이 작품은 비교적 스위티 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복잡 미묘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석이 어렵거나, 예술적인 영화여서 복잡 미묘한 맛이 아닌, 앞서 추천해 드린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맛을 가졌기 때문에,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맛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이 사진으로 영화의 분위기가 설명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스코세이지와 로버트 드 니로라는 페르소나에 국한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작품은 돈과 여자, 술과 마약, 그리고 쾌락을 위시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드 니로 같은 중후한 매력을 가진 배우는 어울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13년 빈티지인 이 작품은 12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아직까지 손님들께서 자주 찾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내용면에서도 탄탄하고, 마무리가 복잡 미묘한 느낌을 주는 맛이 있죠. 이 작품에서 더 즐기실 부분은 여러 가지 있으십니다만,



마고 로비의 매력에 빠지시는 것도 이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으실 겁니다. 물론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가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확실합니다만, 거장의 영화를 본다는 의미로 작품을 즐기시려는 분들께는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갑자기, 란티모스 감독의 화려하고 찝찝한 맛이나 라스 폰 트뤼에 감독의 매우 자극적인 맛을 추천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디저트는요?


물론 준비되어 있습니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중에서 디저트를 삼을 영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나마 드라마틱한 맛을 가진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휴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디저트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것도 나쁘지 않은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작품 중에선 나름 스위티 한 작품입니다. 물론 정말 가족 판타지 작품을 원하시는 손님들에게는 권해드리지 않습니다만, 스코세이지 감독을 마무리 짓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휴고만큼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더욱 흥미롭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뜬금없이 흑백 할아버지를 보여드린 이유는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영화사를 잠깐이나마 들으신 분들은 알 인물입니다. 바로 조르주 멜리에스죠. 영화가 처음 만들어지고, 처음으로 서사를 가진 영화, 예술적인 영화를 찍은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혹시 '달나라 여행'이라고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스코세이지는 이 작품으로 멜리에스를 스크린에 등장시켰죠. 무엇보다 3D 기법이 사용된 영화로서, 조르주 멜리에스가 가진 영화의 의의를 적절히 조화시키시면 색다른 맛을 즐기실 수 있으시겠습니다.


모두 드라이한 맛을 권한 것 같아서, 조금 아쉽습니다만, 저희 가게는 언제나 손님을 환영합니다. 언제나 손님에게 맞출 수 있는 작품들을 권해드리고는 있습니다만, 작품들은 워낙 개인의 취향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걸 유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무리 고급진 음식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진라면 순한 맛보다 못할 수도 있는 법이니까요. 다음번에 찾아오실 때에는 더욱 풍부하고, 좋은 작품들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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