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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오광 Jan 06. 2021

모든 것이 싫어진 날

새로운 한해를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그 마음은 점점 더 돌덩이를 얹은 듯 힘겨웠으며, 답답한 하루를 보내곤 한다.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밝게 보였던 모든 것들이 희미해지기 시작하였고 어떠한 목표도 없이 그저 흐르는데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무엇부터 잘못되었을까?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지쳐버렸고 그 사이 딴짓을 하다가 그만 싫증이 났는지 눕기 십상이였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던 것은 여전히 취업을 못한 나 자신과의 대면이였고 그 속에서 한심하고 안타까운 모습만이 아른 거렸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도 다 내 모습이고 나의 것이라 여기며 닳고 닳아진 마음을 쓰다듬어 보지만 변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먼지 쌓인 탁자 위를 쓸어낸 기분이였던 것이다. 그러던 중 안되겠다 싶어 이곳 저곳 취업 활동도 해보았지만 마땅히 나와 맞는 자리는 크게 없어 보였고 뭔가 맞는 일이 생겼다 싶어서 지원해 보지만 결국 끝엔 너무나 신중하지 못했던 선택으로 후회와 실망감으로 가득해지던 날이 많았었다.


빠르게 흘러간 세월 속에서 그날이 올 것 같지 않았던 날이 바로 나이가 어느 새 31살이나 먹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뭔가 도전하기에는 참으로 좋은 나이이긴 하지만 이 나이에 정말 신중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질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풀리지 않는 숙제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나의 주변 사람들은 결혼 후에 아이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그 때 왜 그런 말과 행동을 못했지 라는 회의감속에 잠시 우울해지는 경우도 많았었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야 되고 격렬하게 살아야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모두가 말하지만 왠지 그 틀에 박힌 삶에 살아야만 하는 패턴을 너무나도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그 패턴속에서 멀어지려 외면하고 또 외면하고 있지만 경쟁이라는 놈은 자꾸만 눈치를 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괜한  신경으로 짜증만 뒤섞일 때가 있다. 지난 몇년간은 무엇 때문이였는지 SNS기자단이나 사진 공모전 그리고 SNS 활동을 너무나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그 과정 속에서 좋은 결과로 인해 전시회까지 열렸던 적도 있다. 그 땐 그 결과로 인해 무척이나 기뻤고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어질 만큼 잠시동안 어린아이가 된 듯 마음이 크게 요동치던 날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 이후로부터 뭔가 잘 풀리지 않았고 무엇을 할 때마다 좋지 않은 결과로 인해 스스로에게도 짜증이 많이 났었고 좋지 않은 결과로 무엇 때문에 그렇게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았었다.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그 화를 풀기 위해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조금씩 화가 난 마음을 풀어 나가기도 하였다.


시간은 점점 흘러 가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그 그리움 끝에 전화를 통해 어떻게 지내고 있냐고 물어봐야만 하는게 맞겠지만 이젠 그러한 행동도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는 우울감에서 조금씩 우울증으로 번져가는 듯 했고 내심 욕망 가득한 마음으로 "왜 내게 전화를 주지 않는거지?"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이기적인 마음도 실려 있었다. 그러다 보니 못된 마음이 얼굴에 잠시 묻어나 있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음은 잠잠해지지 않고 계속해서 안절부절한 상태였다. 


이러한 마음이 들때마다 "어디서 잘못 되었고 그 시작점은 무엇이었을까"하며 잠시 되뇌어 보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고 괜한 머리만 자꾸만 꼬아 대기 일쑤였다. 아직은 무얼해도 열심히 할 수 있고 그 어떠한 것을 해도 성공 할 수 있는 나이이지만 잠시동안만은 아마 비수기인 상태인 거 같았다. 또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슬럼프를 겪어본 건 정말 오랜만인 거 같았다. 불과 몇년 전에도 이러한 마음으로 인해 슬럼프를 겪곤 하였는데 또 다시 그 슬럼프라는 놈이 찾아 온 것만 같았고 그 슬럼프는 껌딱지마냥 떨어지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마음도 오래 가는지 아니면 잠시 스쳐 지나가는지의 마음도 다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달려 있고 그걸 뿌리치고 힘찬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결국 다 나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변화 된 것 없이 무미건조한 삶이 계속 되고 있었다. 이러한 삶이 언제까지 될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최근 영주 SNS 홍보단 2기 활동이 시작 되었지만 딱히 활동하고픈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이 또한 무미건조한 삶에서 겪고 있는 슬럼프로 인해 모든 것이 싫어지게 되었고 열심히 활동한다 해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마음이 지배적이였다. 그러다 보니 1기때 활동했던 마음과는 완전히 정반대였고 이젠 이러한 외부활동도 실증이 나고 있었다. 외부 활동도 3년전부터 활동하였는데 이젠 그 때의 마음가짐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이제는 정말 취업을 하여 오롯히 평범하게 돈을 벌며 나만의 자유 시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푸념만 늘어 놓는다고 바뀌는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뭔가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지 않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 글로 표현하고 글로 풀어낼 때가 가장 좋다. 어쩌면 글이 나에겐 오랜 친구와 같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동반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것이 어떠한 모습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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