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알아두면 도움되는 기획 꿀팁
기획 사례 소개 '헤이 딜러' 편을 작성하면서 자료조사를 위해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한 자료에서 좋은 기획 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심히 보면 아무렇게 작성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고민을 통해 치밀하게 작성한 것 같다. 기획서를 쓰는 데 있어 참고로 삼을 만한 내용이어서, 3가지 포인트로 그 내용을 짚어본다.
첫째, 숫자의 힘을 활용하고 있다.
위에 그림을 보면 3초, 30개 견적, 48시간 명의 이전 등 모든 표현에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시세 조회, 수십 개의 견적 도착, 빠른 시간 명의 이전 등으로 두루뭉술하고 모호하게 쓴 표현보다 훨씬 힘 있고 명확하게 전달된다. 숫자는 언제나 정확하고 구체적이다. 오해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직관적이고 선언적이기까지 하면서, 강력하게 다가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비가 올 것 같으니까 우산 가져가라 vs 비가 올 확률이 90%니까 우산 가져가라.
어느 쪽이 더 강력하게 들릴까? 아마 왼쪽에 두루뭉술한 표현보다, 오른쪽에 정확한 수치로 표현한 쪽이 좀 더 강력하고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을까? 숫자는 불확실한 것들에 구체성을 제공하고, 주관이 아닌 객관성을 보장하는 장치이다. 그래서 기획을 하거나 기획서 쓸 때 잘 활용하면 효과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기획서에 기획의 목표나 기대효과 같은 부분을 쓸 때, 숫자를 적용하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만약, 어떤 기획자가 페이퍼리스(Paperless) 컴퍼니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류로 결재하는 방식을 없애고 아이패드를 구입해서 전자 결재를 추진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획의 목표나 기대효과에 이렇게 쓴다.
*목표 및 기대효과
- 인쇄 시간 단축으로 인한 업무 생산성 향상
- 종이 사용 감소로 인한 인쇄 비용 절감 효과 기대
단적으로 말해서, 이건 대학생이나 기획 초보자가 쓰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자라면 위에 제시된 효과들을 수치화해서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목표 및 기대효과
- 인쇄 시간 월 20시간 단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
- 인쇄 비용 월 300만 원, 연 3,000만 원 절감 효과 기대
두 번째, 3의 법칙을 적용하고 있다.
쉽게 말해 3의 법칙은 뭔가 정보를 제시하거나 설득의 근거를 제시할 때, 3개로 제시하면 좋다는 이론이다. 사람의 뇌가 정보를 받아들일 때 1개나 2개의 정보가 유입되면 '뭔가 적다,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4개 이상의 정보가 유입되면 '많다 ', '복잡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숫자가 딱 3이다. 기획 분야나 컨설팅 업계에서는 3을 적음의 끝이자, 많음의 시작이라고 말하며 많이 활용하는 이유이다.
세상을 둘러보면, 뭔가 전체를 규정하는 합이 3으로 구성된 것이 꽤 많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안정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신호등, 가위바위보, 삼위일체, 삼국지, 미스코리아 진선미, 정반합, 서론-본론-결론 등등
프레젠테이션의 대가이자, 스피치의 달인으로 불리던 스티브 잡스도 이런 3의 법칙을 잘 알고 활용한 인물이었다. 대학을 나오지 못한 스티브 잡스가 미국 최고의 명문 스탠퍼드 대학의 졸업식 축사를 맡게 되었다. 개인적인 영광이고 좋은 기회이기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연설의 시작을 이런 말로 했다.
'That’s it. Just 3 stories…….'
그러고 나서, Connecting the dots, Love and Loss, Death에 관한 딱 세 가지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물론 연설의 내용도 좋았지만,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 딱 3가지만 이야기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명연설이 되지는 않았을까?
셋째, 구조화의 힘이다.
구조화란 어떤 정보를 전달할 때 체계적인 분류에 기반해서 전달한다는 원칙이다. 하지만 이번 홍보 자료에서는 아쉽게 제대로 된 구조화를 하지는 못한 것 같다. 구조화할 때는 반드시 두 가지 법칙을 준수해야 한다. 세로 법칙인 인과/포함관계와 가로 법칙인 MECE 원칙이다.
먼저 가로의 법칙 MECE 차원에서 보면, 첫 번째 메시지와 두 번째 메시지 사이에 중복이 보인다. 차를 파는 사람의 고민을 3가지로 제시함에 있어서, 가격, 가격, 안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가격 관련된 부분을 '효율성' 측면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수정하면 차를 파는 사람의 고민이 효율, 가격, 안전 측면으로 좀 더 명확하게 정리가 된다.
두 번째, 세로의 법칙 측면에서도 상위 메시지와 하위 메시지 사이에 연결이 되지 않는다. 상위 메시지에서는 가격 이야기를 하고 있고, 하위 메시지에서는 편리성 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래 내용으로 상위 메시지와 하위 메시지를 연결시키는 것으로 수정해 봤다.
숫자는 강력하고 설득력을 높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객만족도 향상, 매출 향상이라고 쓰지 말고 고객만족도 10% 향상, 매출 월 25% 증대 등으로 명확하고 구체적인 숫자를 기획서에 담아보자. 또한 기획의 배경이나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도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욕심부리기보다는 3가지로 정리해 보자. 이때 구조화의 원리에 입각해서 작성하는 연습을 한다면, 훨씬 설득력 있고 간결한 기획서를 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