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홈쇼핑을 멈추지 못하는 것일까?
가끔 아무 생각없이 TV 채널을 돌리다가, 채널 사이 사이에 숨겨져 있는 홈쇼핑의 함정에 빠진 적이 종종 있습니다. 딱히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넋을 녹고 쇼 호스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거나, 딱히 뭔가 사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어느새 구매 버튼에 손을 대고는 합니다. 물론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거나 득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놓고 후회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괜히 샀네’, ‘오늘도 낚였네’, ‘망할놈의 지름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저는 홈쇼핑에 시선을 뺏기고, 구매 버튼을 클릭하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홈쇼핑 채널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어느 날 문득 ‘나는 왜 홈쇼핑을 멈추지 못하나?’ 고민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그에 대한 답을 5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홈쇼핑 쇼호스트의 설득 전략 5가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쇼호스트의 설득 전략 중에 핵심은 말의 서두를 고객이 제품을 사야하는 Why 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이거 좋습니다. 사세요’ 가 아니라, ‘당신에게 이런 문제가 있지 않나요? 그러니까 이 제품을 써보세요’ 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가을입니다. 날이 좋네요. 외출하셔야죠. 옷장 한번 열어보세요. 입을 옷 있으신가요?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은 하나 없습니다. 올 가을 이런 트렌치 코트 하나 장만하시는 거 어떠세요?”
“요즘 같이 외출이나 외식이 힘든 날, 집에서 삼겹살 파티 많이 하시죠? 근데 냄새며 연기며 어떻게 하실겁니까? 연기잡는 안방그릴 한번 써보시죠”
‘이거 좋습니다. 쓰세요’ 는 고객에게 ‘왜?’ 라는 거부감을 유발하지만, 고객이 가지고 있을 법한 문제나 제품을 사야하는 이유를 먼저 제시하면 ‘아하 맞아. 나 그거 문제있어. 불편했는데.’ 라는 공감을 유발하고 구매를 앞당기게 됩니다. 설득은 공감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잘 활용한 설득의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를 판매하는 쇼호스트가
“이번에 새로 나온 노트북 속도가 되게 빨라요. 저장 용량도 굉장히 큽니다”
라고 말하면 고객의 머리속에는 어떤 생각이 들까요? ‘진짜 빠르네’, ‘크네’ 라는 생각보다 도대체
‘얼마나 크다는 거야?’ 라는 의문이 자리하지 않을까요? 고객의 머리속에는 저장 용량이 ‘크다’ 라
고 판단할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쇼호스트는 기가 막히게 그 근거를 찾아서 제시해 줍니다.
“기존 자사 제품이 128GB였는데, 이번 제품은 256GB입니다. 2배나 향상되었습니다.”
고객의 머리속에 비교 준거를 제시하고, 그것과의 비교를 통해 제품의 특징을 강조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쇼호스트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비포 & 애프터의 비교를 통해 차이를 보여주거나 경쟁사 vs 자사, 혹은 자사의 이전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차이를 설명합니다. 많다, 적다, 크다 등의 정보는 고객에게 ' ? ' 를 던지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와 비교해서 많다, 적다 등으로 정보를 제시해야 비로서 고객의 머리속에 ' ! '가 자리하는 것입니다.
제품의 특징을 설명할 때 두서없이 주절이 주절이 말하는 쇼호스트는 없습니다. 그들은 늘 정리된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고객님 이 상품의 특징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둘째, 셋째…”
“크게 5가지 성능이 개선되었습니다. 먼저 속도입니다. 다음으로 디자인입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성능, 디자인, 가격입니다. 성능면에서는..”
이런 말하기 방식은 스티브 잡스가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많이 쓰는 방식으로 전문용어로 ‘Narrow Down’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먼저 고객의 머리속에 이야기의 개수나 큰 그림을 제시한 후에 상세 내용 순서로 말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고객의 머리속에는 정보를 담을 틀(Frame)이 생기게 되고, 그 틀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기 때문에 좀 더 전달력이 올라가게 됩니다. 선(先) Frame, 후(後) 상세 내용을 통해 정리된 말하기가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쇼호스트들이 자주 사용하는 설득 기술로 수치, 권위, 다수의 전략이 있습니다.
먼저 그들은 수치 사용의 달인입니다. 많이, 크게, 확실히 등의 모호한 언어가 아니라 99.9% 개선 효과, 노이즈 90% 제거, 1달이내 등으로 구체적이면서 신뢰감 있게 정보를 전달합니다. 또한 00인증 획득, 00실험 통과, 영국 00학회 추천 제품 등 사람들이 신뢰할 만한 권위를 들어 효과성을 입증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수의 선택에 기대어 설득해 옵니다. 고객 만족도 1위 100만 고객 선택, 매출 1000억원 등으로 말이죠. 여기에 더해 소비자 리뷰나 실시간 리뷰 결과를 보여주면서 고객의 머리속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라는 의문을 한방에 날려 버립니다.
마지막으로 홈쇼핑 방송에 단골로 등장하는 멘트 ‘마감임박, 매진, 5분 남았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방송’ 등도 계산된 설득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마감효과라는 심리적인 기술을 통해 고객의 선택을 압박하고 실행을 이끌어 내는 방법입니다.
시간 제한을 통해 고객의 이성적인 판단을 제한하고, 빠른 선택만이 유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죠. 아마 이런 멘트를 듣고 흔들리는 사람은 비단 저 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분 밖에 안남았네, 안사면 손해 아니야? 매진이라고?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다 사네’ 는 생각에 심리적인 충동을 느끼고 구매를 서두르게 되는 것입니다.
마감효과는 실행을 유도하는 힘이 있습니다. 시험기간에 하루 전날 벼락치기가 꽤 효과가 있고, 업무를 할 때도 마감 기간을 정해 놓고 하면, 빨리 끝내야 겠다는 생각이 자리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쇼호스트들은 직장인 혹은 제품 판매자 이전에 설득의 달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면부지의 고객을 짧은 시간에 유혹해서 선택이라는 행동을 이끌어 내니까요. 타고난 재능에 더해 고도화된 훈련과 경험이 만들어낸 산물은 아닐까요?
쇼호스트들의 5가지 설득전략
1. Why First
2. 비교의 기술
3. 정리의 기술
4. 수치,권위,다수의 전략
5. 마감효과
사람은 기본적으로 변화나 선택에 의심이 많습니다. 설득의 순간, 제안 발표의 순간, 기타 어떤 내용을 보고하는 순간 쇼호스트들이 활용하는 여러가지 설득전략을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쇼호스트들이 오랜 시간 경험과 훈련을 통해 학습한 5가지 설득전략을 통해 나의 말에 힘이 실리고 설득력이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다면 쇼호스트를 배우고 따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