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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의 온점
저 붉은 면을 함께 보고 있어도 우리가 느끼는 온도는 모두 제각각이다. 어떤 이에게는 뜨거운 숨결로, 어떤 이에게는 멈춰 서라는 신호로, 또 누군가에게는 잊힌 흉터로 다가올 것이다.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그 위에 각자의 이야기를 조용히 내려놓는다.
우리의 시선은 대상을 투명하게 비추지 않는다. 그저 내 안에 차오른 감정의 결에 따라 보고 싶은 풍경을 선택할 뿐이다. 같은 바다를 보아도 누군가는 고요를, 누군가는 슬픔을 읽어내는 것은 결국 우리 마음의 상태가 풍경의 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묘사한다는 것은 세상을 설명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내면을 고백하는 일이다. 본다는 행위는 외부를 향한 창이 아니라, 나를 되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과정에 가깝다. 그렇게 우리는 풍경을 통과하며, 조용히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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