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앞 광장에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행사가 열렸다. 1920년대 일제에 의해 훼손, 철거된 광화문 월대가 100년 만에 복원을 마쳤다.
월대는 궁궐이나 건물 앞에 놓인 넓은 기단으로 과거 조선시대에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공간이라고 한다. 그동안 광화문 월대 일부는 광화문 앞 도로 아래 묻혀 있었는데 일제시대 때 전차 지나가는 철로를 뜯어낸 등 어렵사리 복원을 했다. 검정 바탕에 금빛 글자로 교체된 새 광화문 현판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경복궁 복원정비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해 경복궁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세계적인 K관광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옛 것을 복원하는 것은 역사를 소중하게 계승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무엇을 위한 복원인지가 불분명하다. 단순히 K관광을 위한 볼거리 차원이라면 복원이 아니라 재현일 뿐이다.
광화문 월대만 해도 1866년(고종 3년) 경복궁 중건 때 축조된 뒤 1923년 철거된 것이다. 광화문 월대 복원을 두고 “조선 전기에는 없었고 고종 이후 불과 57년 동안 존재했던 궁궐 앞 시설 때문에 시민들의 세금을 쏟아부어도 되는 것인가”라는 의견도 있다.
일부 학자들은 “광화문 앞은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공간인데, 비판의 여지가 많은 고종과 대한제국 시기를 선양하려는 듯한 복원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앞으로 5년간 1조2천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조선시대 복원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천문학적인 돈을 쌓아 놓고 '무엇을 복원할까' 고민하는 것보다 역사적 고증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꼭 필요한 분야에만 세금을 써야 한다. 문화재 복원은 단순히 옛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의 복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광화문 경복궁 일대를 세계적인 K관광의 랜드마크로 만들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도 좋지만 문화에서도 1등을 하고 싶은 의욕은 과잉을 넘어 시민생활 침해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제발 어디든 갖다붙이는 그 'K'자 좀 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