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of cards
이토록 아무도 뽑고 싶지 않은 대선도 존재한다. 킹메이커 리뷰를 올렸어야 했는데.. 사실 당시엔 너무 부러워서.. 흑. 안철수를 보면서 킹메이커 얘기를 풀 수도 있겠지만 글쎄..
아침 일찍 투표하고 돌아오는 길 떠오른 것은 나의 올타임 페이버릿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새롭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당시엔 오로지 ‘권력욕’을 앞세우고 질주하는 이 드라마의 욕망이 내겐 너무나도 신선하고 자극적이었다. (네.. 저는 엔티제이)
넷플릭스의 두둠을 낳은 초기 시리즈기도 했고, 카메라를 향해 후훗 대며 시종일관 떠드는 케빈 스페이시에 적응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이거 과감한 동시에 올드하잖아), 시즌 1 파이널에 바로 주연 배우 하나를 죽여버리는 대범함, 그리고 미투 추문으로 주인공의 장렬한 중도하차 까지, 그래서 아쉬웠던 파이널 시즌 등 여러 송사가 많았던 시리즈이나. 내가 이 시리즈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좋아하는 이유는 시즌 4 어디 쯤인가에 나왔던 정치판을 바라보는 한 기자의 시선을 그린 에피소드 때문이다.
극 중에서 손에 피까지 묻혀가며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케빈 스페이시는 얼마지 않아 왕좌를 내어줘야 하는 위기에 놓인다. 참 왕좌라는 표현 웃긴데, 이 드라마를 보면 그렇다. 그가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오로지 집권 연장을 위해 내세우는 공약은 오바마 케어 류의 의료법. 이 공약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대의도, 옹호도, 이야기 속엔 존재하지 않는다. 그 것이 어떤 함의를 담고 있던, 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되건 간에 소속 당에서도, 야당에서도 이를 모두 케빈 스페이시의 간계한 지략이고 뻑맞은 뒷통수로 여겨 분개한다. 실제로 이 공약을 내민 케빈스페이시와 참모진에도 그 어떤 대의도, 국민을 위한 마음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표심. 그래서 내가, 우리가 이 자리를 보전할 수 있기 위함.
그리고 당연하게도 케빈 스페이시는 연임에 성공한다. 그 라는 개인적인 인간을 향해 제기된 수많은 자질 논란과 도덕성 결여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합중국 대통령의 자리를 지켜낸다. 아니, 민심을 헤아린 정책 시행에 칭송 받는다. 이 에피소드의 엔딩에서 어느 신문 기자는 과거 뉴딜정책을 떠올린다. 때로는 권력욕과 야심, 표심에서 비롯된 정책이 세상을 정말로 변화시키키도 한다고. 그 정치인 개인의 위대한 업적으로 남기도 한다고.
진실된 마음보다 징그러운 욕망이 세상을 좋게 만들기도 하는 아이러니를 떠올리며.. 모두 투표하세요!!
#v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