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변신, 양파볶음
양파 볶기 좋은 날입니다
햇양파를 샀습니다
단단하고 아주 실하네요
겹겹이 여문 양파를 보면서 어떤 이야기가 떠올랐는데요
그것은 마샤 리네한의 에피소드입니다
마샤 리네한은 약물 의존,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등 정신적, 정서적 장애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창시자입니다
마샤는 어머니가 속이 상할 때마다 울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행복할 때도 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경제적으로 쪼들리던 어떤 해에 마샤는 엄마 생신에 선물을 살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 만의 필살기를 마련합니다
바로 양파였습니다
'어머니를 울게 만들 것 같아 선물로 준비했어요...'
그녀에게 엄마가 운다는 건 엄마가 행복하다는 의미이기도 했으니까요
엄마의 애정과 인정이 고팠던 마샤의 마음과 사랑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보입니다
겹겹이 쌓으며 자란 양파처럼 매운 향이 고였네요
양파가 유난히 맵습니다
양파를 썰면서 눈물을 쏟았네요
오늘은 양파를 듬뿍 썰어 넣고 볶음을 만들려고 합니다
양파는 하얗게 매운데 볶을수록 달달하면서 노릇해지지요
양파에 열을 가하면 매운맛이 분해되어 프로필 메캅탄(propyl mecaptan) 성분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양파에서 단맛을 즐길 수가 있는 거죠
부드럽게 익은 양파의 수용을 생각합니다
마샤 리네한은 두 가지 깨우침이 그녀를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여정으로 이끌었다고 합니다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과 '내담자 역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양파의 달달한 변신은 스스로를 인정하고 자신과 타인을 다독이며 사는 삶으로 이어질 거예요
양파볶음을 넉넉하게 담아 식탁에 올리면서 매운 기억 대신 행복한 포옹이 번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양파 볶기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