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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표 Jul 03. 2021

문화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것

나는 어떤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을까?

"상품을 주고받는 장소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賣場(매장)이 아니라 買場(매장)이 되어야 하겠지요. 즉,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매입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 마스다 무네아키 <지적자본론> 중


브랜드가 고객 가치(Customer Value)를 최우선으로 해야한다는 말은 아주 뻔하지만 잊어버리기 쉬운 말인 것 같다. 여러가지 외부적 환경과 내부적 상황 등을 고려하다보면 당연한 핑계와 시행착오가 생기게 되고, 그 과정에서 고객의 입장보다 '나'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나 설립 초기에 기반이 단단하지 못한 브랜드의 경우는 이러한 상황의 발생을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이다. 


<지적자본론>의 저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일본 전국에 1400여개의 츠타야(TSUTAYA) 매장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의 CEO이다. 일본에서 대성공을 이룬 츠타야 서점의 특이점은 무엇이었을까? 무네아키는 최초 츠타야 서점 1호점을 계획할 때, 기성 서점에서 사용하던 산업, 예술, 여행 등의 카테고리 분류 방식에 불만을 가졌다. 단순히 유통 과정에서 정해진 분류를 매장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고객들의 욕구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며 이러한 매장은 '구입 장소'가 아닌 '판매 장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긴 휴가를 앞두고 유럽으로 여행을 갈 계획을 세웠다고 하자. 그럼 어느 코너로 가야 할까. 서점 안쪽의 여행 가이드북이 진열되어 있는 코너일까. 그런데 신간 잡지에도 프랑스나 이탈리아 지역이 특집으로 다뤄졌을지 모른다. 아니, 유럽을 무대로 삼은 소설도 참고가 될 수 있다."
 - 마스다 무네아키 <지적자본론> 중



저자는 고객에게 가치있는 것이 서적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제안'이라고 말한다. 츠타야 서점이 유통상의 불편함을 굳이 감안하면서까지 책과 DVD, CD를 한 곳에 모아팔았던 이유는 오로지 고객 가치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이전과 크게 달라졌고 플랫폼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제안'을 원하는 고객 가치의 존재를 최대한 의식하는 것이 이 시대 기획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자세인 것 같다.


<지적자본론>을 읽다보니 팔자에 없는 욕심이 생겼다. 가지고 있던, 앞으로 가지게 될 경험을 살려 사람들에게 특별한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어졌다. 아직 막연한 생각의 시작이지만 삶에 대한,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제안할 수 있는 나의 문화공간을 언젠가 만들어볼 것이다.


나의 공간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나는 어떤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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