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한국 왔어요.'라는 말은 얼마나 매력적인지 몰라.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서울에 있어요, 동대문이에요, 경주에요, 제주도에요. 했거든.
'한국에 30일에 돌아가요.'라는 어색한 단어를 입에 올린다.
나의 40일의 여행이 끝났다.
#. 돈으로 시간사기, 시간으로 돈사기.
항상 돈으로 시간을 사고(비싸도 빠른 교통을 이용하기.) 하나라도 더 볼려고 바둥거리는 여행을 했었다. 이번에는 그 반대. 시간이 많으니 돈을 아꼈다. 심야버스를 타고 숙박비와 시간을 동시에 아끼고, 9달러에 캄보디아에서 태국 국경을 육로로 넘었다.
#. 40일의 여행.
[ 방콕-뜨랑-아오낭-페낭-말라카-쿠알라룸프루-씨엠립-빠이-치앙마이-방콕
3개 국가 10개의 도시를 여행하는데 40일, 200만원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방콕에서 폭풍 쇼핑을 하고 30kg의 수화물을 얹어 왔으나, 집에 오니 집안 곳곳으로 숨어 들어가 가족들 선물이 티가 안난다.
나는 파운데이션 24호에 버금가는 어두움을 얻었고,(심지어 인도 여러번 다녀온 장기여행자의 포스가 난다고 하기도 함.) 2시간의 시차를 극복하지 못해서 3일째 새벽 4시에 잠들고 있다.
#. 나에게 여행은 힐링 이었다.
33년을 살아온 한국.
서울, 우리 집 내방이 적응 되는 시간은 한시간이나 걸릴까. 이 익숙함을 털어 버리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구경하고, 사람과 만나고, 그리고 또 쉬는 일이 나에게 진정 힐링이 된다는 알았다.
그 만큼 내 삶이 풍족해지는 느낌.
하루하루 너무 아둥바둥 살지 않아도 된다는 걸 느꼈다. 인생에 40일이 짧지만 긴 여행이었음을..
이런 소중한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