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와 해석 사이에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거래는 하지 말라고 했다.
'왜 안되는데?'
나는 저질렀다.
친한 동생에게 제법 큰돈을 빌려줬다. 나는 통장에서 잠자는 돈이었고, 동생은 필요한 상황이니 문제 될 게 없었다.
그 뒤로 우리의 관계가 변했다는 걸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저번에 그거 언제쯤 갚는거여?"
나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였지만 아차 싶었다.
재빨리 '부담 주려고 한 얘기가 아니다' '진짜 그냥 물어본 거다' '천천히 갚아도 된다' 구차한 말을 이어갔지만 이미 분위기가 달라져있었다.
나는 힘들어졌다. 더 이상 그 동생이 마냥 편하지 않았다. 그 뒤로는 말하기 전에 몇 번의 필터를 거쳤다.
군대에서 뙤약볕 아래를 하급자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걸 본 상급자가 안쓰러워서 “걸어가냐?”라고 했다. 그러자 하급자는 다급히 뛰어갔다. 그 모습을 보는 상급자의 마음은 어땠을까.
얼마 전 신문에서 부장님개그에 대한 얘기를 본 적이 있다. 본인의 말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을 즐기는 나름의 소통이라는 거였다. 흥미로웠다.
나는 그 소통을 본인의 영향력과 권력에 대한 확인이라고 이해했다.
부장님의 속내를 나는 모른다. 고립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일 수도 있고, 그냥 심술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공통으로 느껴지는게 있었다.
그들의 말은 와닿지 않았고
그들은
외로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