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상념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순간이 있어요.
너무 덥거나 혹은 춥거나,
극도로 피로하거나 혹은 무료하거나,
할 일이 너무 많거나 혹은 너무 적을 때는 오히려 아무것도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적당한 긴장과 여유가 맞아 떨어졌을 때,
극히 바쁜 나날을 보내다 문득 활시위가 풀렸을 때,
격렬한 갈등의 시간 속에서 잠시 숨을 돌렸을 때 상념은 우리를 사로잡기 마련입니다.
그 순간 '영감'은 우리를 찾아와요.
그것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생각일수도 있죠.
어쩌면 나만의 망상이라 현실화시킬 수 없는 것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 번 찾아온 영감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애석하게도 예고하고 찾아오는 영감은 없어요.
나타난다고 예정했던 영감도 존재하지 않을 테죠.
안타깝지만 예상보다 사라져버린 영감은 훨씬 귀중한 것이었을지 몰라요.
행운과 기회가 늘 그렇듯이,
영감도 번갯불처럼 불현듯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준비해야 하죠.
삶 속에서 갑자기 찾아온 상념을 놓치지 않도록.
하지만 언제나 놓쳐버린 영감이 가장 귀한 것으로 기억되기 마련이더라구요.
오늘밤,
상념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순간이 찾아오기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