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무더위가 땅 위를 지배하던 날이었죠.
열기가 땅을 뜨겁게 달궜어요.
아스팔트가 녹아 걸음을 떼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게 짜증으로 치밀어 되도록 아무도 없는 길로 움직여야 했죠.
갈증이 목을 태우고 땀이 범벅이 되도록 흘러 시야가 어지러웠습니다.
그만 어디론가 들어가고 싶은데 약속이 있어 피할 수도 없었어요.
그때 당신이 아이스 커피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꼴이 이게 뭐냐며 깔깔 웃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는데도 상한 기분조차 한 모금 얼음과 함께 사라지던 순간을 기억해요.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던 이전의 상황은 온데간데 없고 어느새 함께 걷고 있던 거리를 기억하죠.
당신이 멀어져 한 자리에 있는 것조차 어려워진 후에도 그 기억만은 남아있습니다.
당신과 함께 웃고 마시고 걸어가던 시간만은 지금도 실존해요.
당신의 모습만은 그때의 내 모습보다도 선명하구요.
어쩌면 내가 연모했던 것은 당신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곳으로 가던 그때의 '나'를 사랑했던 것은 아닐까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지금은 희미해진 이유입니다.
무더위가 다시 찾아온 불볕을 차가운 사무실에서 보며 추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