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뜻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본래 거의 없죠.
이 가혹한 세상은 이미 시작할 때부터 많은 것이 정해져 있어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보다 선택할 수 없는 조건들이 본래부터 주어져 있기 마련입니다.
벗어나기 위해 애쓸 수록 오히려 더욱 옥죄어 오는 것이기도 해요.
태생도, 성별도, 자원도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을 뿐 태어나기 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불합리하다고 울부짖으며 싸울 수도 있을 테지만, 시작점을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럴 때 우리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 받아들여야 합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스스로 선택할 여지가 생겨납니딘.
한계를 인정하고 달리 바꿀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출구가 열리죠.
때로 지난하고, 가끔 후회되며, 혹시 실패해도 그것이 당신의 탓이 아니라 애초의 조건 때문임을 인지하게 됩니다.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게 이 세상의 본질이자 한계임을 깨닫는 바로 그 순간이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생에 단 한 번은 뜻대로 이루어질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또한 이 던져진 세상을 살아가는 생의 묘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