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문을 조용히 건드린다.
노크, 두드림, 호출.
아주 조심스러운 행위다.
당신을 부르기 위해 누군가 말없이 말을 걸어온다.
부름에 응할 의무는 없다.
당신이 원하는 이라면 문을 열면 그만이고, 청한적 없는 이라면 돌려보내면 된다.
하지만 노크가 이뤄진 순간 피할 수 없는 진실이 있다.
문 너머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당신을 찾아와 만나기를 원하며 부르는 타인이 있다.
함부로 문을 열지도, 알리지도 않은채 떠나지도 않는다.
혹시나 당신이 거부할까 두려움에 떨 수도 있고, 기대에 가득차 문 뒤에서 기다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누군가 문 뒤에 서 당신을 기다리는 이가 있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이 순간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문 밖의 다른 이와 연결되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게 그렇듯이 말이다.
누군가 문을 조용히 건드려온다.
당신이 이 세상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