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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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새로운 계절이 찾아와 버렸다.


세월의 시원은 언제로 거슬러 올라갈까?

사람이 시간을 헤아리기 시작한 때일지 모른다.

계절이 다가오고 사라지며 해가 바뀌고 다시 다가오는 것을 깨닫는다.


아무리 대단한 일을 해내도 시간의 흐름 속에 묻힌다.

거대한 역사도 켜켜이 쌓인 흙 아래 잊혀질 뿐이다.

참혹한 비극도 결국에는 지나간 기록이 되어 읽히게 된다.


삶은 마침내 끝나 버리고 공동체는 멸망을 맞이한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결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무언가를 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걸까.


어떤 의미에서 생은 기이한 충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알며, 이룰 모든 것이 사라지게 될 것을 짐작한다.

그럼에도 어떤 것이든 새롭게 만들고 앞으로 나가기를 인간은 열망한다.


누구라도 예외는 없다.

단지 찾지 못했거나 만나지 못했거나 시작하지 못했을 뿐이다.

지극히 망연한 세월의 흙더미를 파내며 끝까지 가보는게 당신의 본질이다.


어느새 한 해가 가버리고 다시 왔다.


끝나버릴 세월이 다가오는, 꿈을 꾸기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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