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오늘도 이 세상 어딘가에선 범죄가 일어난다.
우리의 조상이 아프리카 사바나의 고원 위에서 거닐 때, 아무도 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자유였고, 책임은 폭력과 죽음으로 지게 될 뿐이었다.
하지만 고원을 내려와 커다란 바다와 대륙을 건너 세상으로 인간이 나아가며 '죄'가 생겨났다.
마치 에덴을 벗어난 이들에게 원죄가 생겨났듯이.
무엇을 죄라고 여길까?
흔히 법을 어기면 죄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어떤 사회에서는 죄가 다른 사회에서는 용인되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기원은 고원을 내려와 거대한 세상으로 내딛은 태고의 조상에게서 시작된다.
처음 대륙과 바다를 횡단해야 했던 선조들은 엄혹한 바깥 세상에 저항하기 위해 더 뭉치고 큰 집단을 이루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니 갈등이 빈발했고 옛날처럼 간단히 보복으로 일을 끝낼 수 없었다.
결국 같이 살아가기 위해 기준이 세워졌다.
금기가 생겨나고 어기는 자에게 엄격한 처벌을 가했다.
죄가 시작된 것이다.
어쩌면 죄는 우리는 속박하는 사슬로만 보이기 쉽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죄는 오히려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약속이고 문명의 증거다.
우리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음으로서 타인과 함께 세상을 살아갈 자격을 얻는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죄가 진실로 문제가 되는 이유다.
결국 인간의 자격은 타인이 결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