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어떤 거대한 세기가 소멸을 맞이한다.
20세기는 크고 장대한 시대였다.
전 지구적인 사건들이 세상을 뒤흔들었고 한 가지 사건이 일어나면 세계 반대편의 사람에게 영향을 끼쳤다.
각양각색의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구 멸망의 위기도 여러번 있었으며 수천만의 사람이 전쟁과 독재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실로 긴 여정 끝에 인류는 교훈을 얻었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는 같은 문명을 공유하는 이들만의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명목상의 세기말이 지나고 실질적인 한 시대의 끝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전지구적인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종교를 이유로 테러를 저지르고 극우가 이민자를 이유로 발호한다.
불만이 있다면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면 좋겠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총기를 들이댄 쪽은 강자였다.
결국에 이 모든 일은 시대를 지배하는 기득권이 일으킨 사단이다.
한 시대를 만들고 지배하며 향유해온 거대한 세력이 세기와 같이 몰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 번도 주도권을 잡아보지 못한 나라의 주민에게는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평화는 멀어져가고 혼란의 냄새는 짙다.
그럼에도 이런 달갑잖은 시대에도 사람은 살아왔고 살아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혼돈의 세기를 알리는 독일의 투표를 보다 상념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