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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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변치 않는 것은 세상에 없다.


지문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때문에 어떤 이가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지문을 다양한 형태로 찍어 보관하고 인증한다.

마치 변치 않을 것처럼 기록을 남겨 기억한다.


하지만 살아가며 지문도 낡고 흐려져 바래진다.

생의 기록도, 빛나던 영광도, 간절했던 추억도 어느새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사라진다.

영원한 것이 세상에 없듯이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유일한 개성이라 생각하는 것들도 실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과 다른 나만의 지문조차도 결국 흐려져 백지가 되듯 쉽게 사라져버릴 것일 수도 있다.

서로 다르다고 원수처럼 여기고 대화하지 않으며 증오하는 모든 일도 헛된 일은 아닐까.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은 모든 것이 변해버린다는 사실 뿐일 것이다.


문득 보안을 위해 지문을 기록하다 든 덧없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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