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습관에 길들여진 하루가 지나간다.
처음, 사람은 어머니를 통해 세상과 접한다.
세상은 낯설고 친해지기 어려워 접촉할 때마다 두렵다.
그렇지만 울음을 터뜨리며 숨을 처음 들이쉰 이래 사람은 점점 타인과 세상에 익숙해진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단지 어느새 길들여져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본래 발을 내딛을 때까지 얼마나 이 세계가 우리에게 낯선 곳이었고 두려웠는지 말이다.
다시 세상이 급변할 때가 되어서야 길들여져 있는 자신이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게 된다.
사고나 갑작스러운 변동 속에서 사람은 다시 처음처럼 미약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단지 이 세계가 변화하지 않기를 바래도 이는 우리의 뜻과 상관없이 일어난다.
다시 습관에 길들여진 하루를 보내며 문득 자각한다.
이 세상이 급변할 때, 안온함에서 벗어나야할 순간이 다가와 버릴 것이다.
그때 나는 다시 새롭게 길들여질 준비가 되어 있을까.